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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뉴스] 솥·냉장고 따로 ‘각방 6년’ 노부부

78세의 할아버지와 70세의 할머니가 이혼 법정에 섰다. 결혼생활 41년 만이다. 이혼을 원한 건 할아버지였다.



초혼 할머니, 삼혼 할아버지와 40년간 불화
집안 행사, 병 나도 외면 … 법원 “이혼하세요”

다툼은 결혼 초부터 시작됐다. 할아버지는 1969년 전처 소생의 2남2녀를 데리고 할머니와 세 번째 결혼을 했었다. 결혼 뒤 아들 둘을 낳은 할머니는 전처 자식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장남이 결혼할 땐 양가 부모 상견례에 가지 않았다. 둘째 딸의 결혼식에도 불참했다. 할머니는 부모 제사나 성묘에 매번 빠지는 등 집안 대소사에도 무심했다. 할아버지는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의 결혼식에도 얼굴을 비치지 않는 아내의 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불화의 골이 깊어지면서 두 사람은 2003년부터 ‘각방 생활’을 했다. 단순히 잠자리만 따로 한 것이 아니었다. 아예 밥솥과 냉장고까지 각자 방에 들여놓고 식사를 따로 했다. 한 주택에서 공동 거주하는 하숙인들과 다를 바 없었다.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반찬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며칠 먹을 분량을 한꺼번에 만들어서 할아버지 방에 쌓아놓는 식이었다. 알아서 차려먹으라는 것이다.



2008년 11월 ‘나홀로 밥상’을 먹은 지 5년 만에 할아버지는 영양실조에 걸렸다. 일주일간 입원했지만 할머니는 병문안을 가지 않았다.



퇴원하자 천안에 사는 맏딸이 할아버지를 간병하려고 모셔갔다. 할아버지는 폐렴 증상 때문에 열흘 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 이번에도 할머니는 병원을 찾지 않았다. 오히려 할아버지가 비우고 간 방을 다른 사람에게 세를 놓기까지 했다.



할아버지는 지난해 6월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부부 사이는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 전기료·가스료까지 각자 나누어 냈다. 결국 할아버지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9단독 강규태 판사는 “두 사람은 6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단지 한 집안에 공존하였을 뿐 아무런 실체적인 혼인생활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강 판사는 “부부 공동생활 관계가 이미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됐다”며 “이혼하라”고 판결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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