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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공동생활 “외로움 몰라요”

“할머니 여럿이 함께 한 집에서 살면서 밥도 지어먹고 얘기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라.”



충남도가 시범운영하는 공주 구시울마을 가보니

11일 충남 천안시 광덕면 보산원2리 마을회관에 마련된 ‘독거노인 공동거주지’에서 노인들이 과일을 나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성태 프리랜서]
10일 낮 12시 충남 공주시 반포면 온천리 구시울마을에서 만난 최숙녀(72) 할머니는 “가족이 네 명 더 생겼다”며 활짝 웃었다. 60여 가구가 옹기종기 자리잡고 있는 계룡산 자락의 이 마을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40%를 차지한다. 최 할머니도 자녀 6남매가 모두 서울 등 외지에 거주한다. 16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줄곧 혼자 살아왔다. 혼자 살면서 가장 큰 두려움은 건강과 추위였다.



그러나 이제 걱정이 사라졌다. 지난달 27일부터 오순기(72), 정옥주·정복예(이상 66), 최봉옥(84) 할머니가 함께 생활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식사도 같이하고 잠도 같이 잔다. 노인들은 틈틈이 각자의 집에 들르지만, 주된 삶의 근거지는 최숙녀 할머니 집이다. 오 할머니는 “한밤중에 아프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제 한시름 놓았다”고 말했다.



최숙녀 할머니 집은 충남도와 공주시가 혼자 사는 노인을 위해 마련한 ‘공동생활제’ 사업 공간이다. 이 제도는 외로움을 달래주고 질병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경로당, 마을회관, 개인 주택을 리모델링해 노인 5∼8명이 함께 숙식하도록 지원한다.



최숙녀 할머니의 집(70㎡)은 마을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 노인도 쉽게 오갈 수 있다. 최 할머니가 노인들과 함께 사는 것에 흔쾌히 동의해 공동의 보금자리가 됐다. 재래식 화장실을 수세식으로 고치고 방 3개의 벽지를 새로 발라 산뜻하게 꾸몄다. 싱크대 등 주방 살림살이도 갖췄다. 주택 개·보수에 든 1200만원은 충남도와 공주시가 공동으로 지원했다.



‘독거노인 공동생활제’는 충남의 경우 천안시·공주시·서산시·계룡시·예산군에서 한 곳씩 시행 중이다. 연말까지 나머지 11개 시·군에 확대할 방침이다. 리모델링 비용 이외에 연간 운영비(430만원)도 지급한다. 노인들은 운영비로 쌀·김치 등 먹을거리를 장만하고 전기료도 낸다.



천안시의 경우 광덕면 보산원2리 마을회관(93㎡) 시설을 개조해 공동 생활공간으로 내놓았다. 에어컨·운동기구도 갖췄다. 마을 부녀회에서 당번을 정해 노인들에게 식사 대접을 한다. 홍승목(64) 이장은 “우리 마을에는 한 명의 가족도 없이 수십 년간 살아온 노인이 많아 주민들이 나서 독거노인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남신(50) 충남도 노인복지계장은 “노인들은 정든 땅을 떠나는 것을 싫어하고, 노인복지시설에 입주하는 것도 꺼린다”며 “평생을 같은 지역에서 생활한 노인끼리 모여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9만3688명이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송미영(40·여) 연구원은 “공공 부문(자치단체)과 민간 부문(주민)이 서로 부족한 것을 메워가면서 농촌의 독거노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사진=김성태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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