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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식량영향평가법’ 제정 시급하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곡물자급률 26%, 칼로리자급률 45%로 식량안보가 위태로울 정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여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다. 더욱이 쌀을 제외한 밀·콩·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전체 자급률은 4.4%에 불과하다. 식량을 단순한 경제논리로 따져 ‘값싸게 사다 먹으면 된다’고 치부해 버리면 그만일지 모른다.



하지만 조만간 예상되는 세계적 식량대란의 시대에 세계 5위의 곡물수입 국가가 어떻게 운신할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 세계 식량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돈을 쌓아 놓고도 식량을 사오기 힘들다. 자칫 식량무기화에 휘둘릴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2050년 세계 인구가 약 92억 명(아시아 52억, 아프리카 19억)으로 늘어날 것으로, 따라서 식량 수요는 두 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동물성 단백질 섭취량은 소득 증대와 더불어 급증할 것이다. 쇠고기 1㎏을 만들기 위해 곡물 7㎏이 필요하니 곡물 수급은 더욱 빠듯해질 것이다. 상품투자의 귀재라는 짐 로저스는 진로를 고민한다면 농업 분야에 뛰어들라고 조언한다. 오토바이와 자동차로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지구의 당면 과제를 몸소 확인한 그는 농업을 미래 식량위기에 대응하는 블루오션 산업으로 평가했다. 농업을 홀대하는 우리나라에 시사점이 많다.



지구촌 곳곳의 기상이변이 곡물생산에 타격을 주면서 농산물 가격이 뛰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중국·캐나다·인도 등 주요 곡창지대의 기상이변은 농산물 가격 폭등을 불러오고, 나아가 세계적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값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초래할 것이다. 로저스도 수년 안에 이런 사태가 올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세계적인 기상이변의 예측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가운데 그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규모도 커진다는 점이다.



불확실한 미래 식량수급에 대한 우리 국민과 정치권의 대응은 부족한 편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해 도로와 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전용된 국내 농지면적이 서울 여의도 면적의 27배에 달하는 2만2680㏊라고 발표했다. 2008년보다 25% 늘었다. 이는 전북 새만금 조성토지 전체 면적(2만8300ha)의 80%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농경지 면적 (약 174만㏊)의 1.3%가 매년 훼손된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농지전용 등으로 곡물자급률은 해마다 1%씩 떨어진다. 이런 점에서 당초 농지 확보를 위해 시작한 새만금 간척지 조성 토지에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심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판이다.



국가 식량안보 확립을 위한 예측 가능한 식량수급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법제화가 필요한 때다. 적정 수준의 국가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정해 이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기술개발·인력양성·해외영농 등 다각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 되지 않으려면 환경을 우선시하는 환경영향평가법처럼 식량을 우선시하는 ‘식량영향평가법(가칭)’ 제정이 시급하다.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할 경우 식량수급에 영향을 주는지를 평가하고, 꼭 전용해야 한다면 훼손되는 농지만큼 국내·외 어디든 농지를 확보토록 의무화해 식량수급의 차질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식량을 확보하려면 마땅히 농지를 확보해야 한다. ‘땅 잃고 후회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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