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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 보수 반발 무릅쓴 담화” 학계 “뿌리는 덮고 가지만 다뤄”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10일 도쿄의 총리 공관에서 담화 발표 뒤 연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도쿄 AFP=연합뉴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10일 한·일 강제병합 100년(29일)과 관련해 발표한 담화에 대해 정부는 일단 ‘진정성이 담긴 조치’라고 평가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과거에 나온 (일본 총리의) 담화문에 대비해 (이번에는 사과의 대상으로) 한국을 특정하고 병합에 강제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문화재 반환 등의 구체적 액션(행동)이 나온 것은 좋은 시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도 “한·일 간의 불행했던 과거사를 극복하고 미래의 밝은 한·일 관계를 개척해 나가려는 간 총리와 일본 정부의 의지로 받아들이는 바이다”며 “우리 정부는 간 총리가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한국인의 의사에 반해 이루어졌고, 아픔을 준 쪽은 잊기 쉽고 받은 쪽은 쉽게 잊지 못한다고 하면서, 일본 스스로의 과오를 돌아보는 데 솔직하고 싶다고 표명한 점에 주목하며, 이러한 인식을 모든 일본 국민이 공유하기를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총리 담화에서 밝힌 바와 같이 과거사에서 유래한 인도적 협력을 성실히 시행해 나가고, 조선왕조의궤 등 도서를 조기에 반환하겠다고 한 점을 평가한다”며 “과거 불행했던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성찰을 바탕으로 현재의 긴밀한 한·일 양국 관계가 미래를 향한 동반자 관계로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일 강제병합 100년 ‘간 담화’] 청와대·정부 평가와 반응

정부 당국자는 “이번 담화는 일본 총리가 한국만을 대상으로 발표한 최초의 담화”라며 “1995년 무라야마 당시 총리 담화보다 일부 진일보한 것이란 평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 국민의 기대 수준에 비춰볼 때 아쉬운 부분이 있다” 고 지적했다. 실제 담화는 강제병합의 불법성을 우회적으로 시인하는 데 그쳤고, 군 위안부 문제나 재일동포의 숙원사항인 지방참정권 실현 및 일왕 방한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간 총리가 참의원 선거 패배와 보수층의 반발을 무릅쓰고 기존의 일본 정부 입장에서 벗어나 병합의 문제점을 인정한 점은 평가해줘야 한다는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또 조선왕실의궤 반환을 약속하는 등 ‘말’ 대신 ‘행동’을 앞세운 점도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정부 일각에선 “일본이 수탈해간 문화재에 대한 우리 측 반환요구를 의궤로 덮고 넘어가려는 시도일 수도 있어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담화의 진정성이 확인되려면 일본 정부가 후속조치를 어떻게 이행하느냐에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강찬호·남궁욱 기자






간 나오토 총리 담화 한국 각계 반응

남덕우 “한번에 만족할 수 없어 … 한·일 함께 노력”




▶ 남덕우 한·일협력위원회 회장



"간 총리가 대단한 용기를 내서 잘 했다고 본다. 이젠 미래를 향해 (한·일 양국이) 서로 협력을 해야 한다. 우리가 한 번에 다 만족할 수는 없다. 우리가 대범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사과를 했으니까 우리는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한국·미국·일본이 동북아 평화를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한다. 100% 만족할 수 있는 외교관계는 없다.”



▶ 정재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한·일 병합의 불법성·강제성·무효성을 제기해온 한국 측 요구에는 미흡하다. 하지만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 세 가지 점에서 그렇다. 첫째, 일본 총리 담화가 나왔다는 자체가 의미 있다. 하지 못하게 압력을 넣는 소리도 많았다. 둘째, 담화 가운데 “한국인의 의사에 반해서 식민지 지배했다”는 구절은 병합의 강제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인식이다. 셋째, 말로만 그친 것이 아니라 액션 플랜을 내세웠다는 점이다. 조선왕실의궤를 돌려주겠다고 한 점 등이 그렇다.”



▶ 김영호 유한대 총장(“한일병합 원천 무효” 한·일 지식인 1000명 선언 주도)



"뿌리는 덮어두고 가지만 다뤘다. 일본의 한국 강제병합 100년을 맞는 올해의 초점은 조약의 ‘불법 무효’를 선언하는 데 있다. 그것이 뿌리다. 이번에 그 뿌리가 어느 정도 흔들리고 있었다. “한일병합 원천무효”를 선언한 한·일 지식인 1000명 가운데 일본의 보수적 지식인조차 동참했다는 것이 그것을 입증한다. 이번 담화에서 한국의 저항과 일본 침략의 강제성을 언급한 것은 전체적 실망 속에서 그나마 볼 만한 대목이었다. ”



▶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한국사)



"일본이 이거밖에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이 아시아 평화에 기여하려면 좀 더 큰 그림을 그렸어야 했다.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호평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또 한번 잃어버렸다. ”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일본 정치·외교)



"우리 국민 입장에선 불만스러울 수 있으나 적극적으로 평가했으면 한다. 각의(閣議) 결정이라는 형태와 무라야마 담화에 비해 대상을 한반도에 한정한 점에 주목한다. 간 내각이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입장에서 일을 추진했다고 평가한다.”



▶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일본 정치·외교)



"무라야마 담화보다 조금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것이 일본 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무게를 갖는가가 중요하다. 일본에서 상당히 진보 축에 가까운 사람들이 만들어서 발표한 것이다. 한·일 관계에서 큰 획을 그었다고 보기에도 조금 조심스럽다.”






일본 각계 반응

와다 하루키 “충분하진 않지만 일보 전진 이뤘다”




▶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병합 원천 무효 선언’ 주도)



“민주·자민당 내 보수적 의견에도 불구하고 간 총리와 센고쿠 장관이 노력한 흔적 역력하다. 충분하진 않지만 일보 전진 이뤘다.”



▶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민주당 정조회장 겸 행정쇄신담당상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여러 견해가 있다. 당과 상세한 협의가 있어야 했다.”



▶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자민당 총재



“담화가 1965년 체결된 한·일기본조약에서 끝난 개인청구권 논의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



▶ 히라누마 다케시(平沼赳夫) ‘일어서라 일본’당(자민당 탈당 의원 주축) 대표



“정부가 일방적으로 자학적 역사 인식을 보여 한국 측에 전후 보상에 대한 과대한 기대를 갖게 한 것은 양국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 아베 신조(安倍晉三) 전 총리(자민당)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이 자신의 생각을 충족시키기 위해 (담화를) 냈다. 문화재 반환은 향후 개인 보상문제로 불똥 튈 수 있다.”



▶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



“과거를 반성 점검해 미래를 향한 강고한 (한·일) 관계가 구축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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