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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 ‘잠룡 6인’ 나서는데 … 박근혜 ‘잠행’은 언제까지

8·8 개각 이후 여권의 대선 예비 풍경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박근혜 전 대표 한 명만 우뚝 솟아 보였다. 자연히 박 전 대표냐 아니냐의 양자택일 구도였다.



하지만 8·8 개각 이후 ‘6룡(김문수·김태호·오세훈·이재오·임태희·정몽준)’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김태호 총리 지명 등 박 전 대표 대항마들에 이명박 대통령의 힘이 실리고 있어서다. 박 전 대표가 여전히 우위지만 도전자들의 각축이 활발해지면서 형태만으론 다자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박 전 대표 주변에서 “잠룡들을 내세워 박 전 대표를 고립시키려는 이 대통령에 맞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박 전 대표는 변화된 환경에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 정치권에서 주목하는 건 두 가지다. 우선 현직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다. 역대 2인자들이 늘 고심했던 문제였다. ‘긴장 수위를 조절하며 차기를 약속 받거나’(김영삼 전 대통령), ‘갈등 속에 2인자 자리로 올라섰으나 현직 대통령의 반감 등으로 대선에서 실패한 경우’(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등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내내 좋다가 ‘끝이’ 안 좋게 끝난 일도 있었다(이인제 의원). <그래픽 참조>



대체로 “현직 대통령이 대선 후보를 당선시킬 힘은 없으나 안 되게 할 힘은 있다”는 게 정치권의 경험칙이다. 친박 진영의 기류는 이 대통령을 불신하는 편이다. 한 친박 의원은 “‘박근혜 무시’가 노골화되면 가만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차기에 도전해야 하는 박 전 대표로선 다시 고심해볼 여지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박 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움직이는 시기도 문제다. 대선 행보를 조기화하느냐 여부다.



친박인 구상찬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외부 상황 변화에 따라 유·불리를 판단해 움직이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박 전 대표가 15일 고 육영수 여사의 36주기 추도식을 계기로 슬슬 정치적 행보를 시작해야 한다는 게 친박 의원들 대부분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친박 의원은 “육 여사의 추도식이 끝나면 박 전 대표가 추도식에 참석한 의원들과 함께 식사를 했던 게 이제까지의 관례”라며 “그때 박 전 대표가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미 행보를 시작했다는 주장도 있다. 조원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외부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의원들과도 소통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치적 휴식기인 8월을 지나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좀 더 많은 행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신중론을 폈다.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대권 행보가 빨라질 가능성은 털끝만큼도 없다”고 말했다. 한선교 의원도 “개헌·남북문제 등 정치 현안들이 대두될 때 자신의 입장을 보이는 건 몰라도 먼저 정치적 어젠다를 만들어 나가는 건 박 전 대표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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