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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보도 ‘쪽방촌 아기’ 가족에 온정 밀물

9일 오후 6시20분, 서울 영등포동 422번지 주영이(사진)네 쪽방. 이날도 낮 동안 쌓인 열기로 쪽방촌은 푹푹 쪘다. 더위를 피해 쪽방촌 사람들은 골목 여기저기에 나와 있었다. 그 골목으로 단정한 옷차림의 30대 남성 두 명이 들어섰다. 주영이네를 방문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쪽방촌의 유일한 아기 주영이의 사연을 신문에서 봤다”고 했다.



주영이 기저귀·분유 … 아빠에겐 일자리
독자가 직접 집에 찾아와 후원 약속도

<본지 8월 9일자 16면>



주영이의 부모는 방으로 두 사람을 들였다. 주영이를 가운데 두고 네 사람은 무릎을 맞대고 앉았다. 네 사람이 앉자 가로 190㎝, 세로 190㎝의 방은 꽉 찼다. 두 남성 중 한 명이 입을 뗐다.



“제 아이가 지난해 10월 태어났어요. 주영이가 11월생이죠? 내 아이같이 느껴져 그냥 넘어갈 수 없었어요. 주영이가 잘 크도록 후원하고 싶습니다.”



친구로 보이는 두 남성은 후원단체에 매달 일정액을 기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피부에 와 닿는 보람을 느끼진 못했다고 했다. 마침 신문을 읽고 주영이 가족을 직접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겨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들은 주영이네 사정을 꼼꼼히 물어봤다. 그리고 어떤 게 필요한지도 세세히 점검했다. 주영이 아빠 박모씨가 “취업을 위해 운전면허를 따고 싶다”고 하자 흔쾌히 지원해주기로 했다. 그들은 20분 정도 머무른 후 후원금을 남기고 돌아갔다. 이들은 “알려지길 원하지 않는다”며 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본지를 통해 주영이네 사연이 보도되자 독자들의 성원이 이어졌다. 건축업을 한다는 조상근씨는 “주영이 아빠에게 일자리를 주겠다”고 연락했다.



이응철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파산 및 면책신청을 한 뒤 서울시에서 운용하는 ‘희망플러스’ 예금에 가입하면 만기 때 넣은 돈만큼 더 준다”며 구체적인 조언을 했다. 많은 독자가 주영이를 위해 ‘부모의 자립’이 우선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영등포 쪽방촌 사무소가 마련된 광야교회에도 후원 문의 전화가 줄을 이었다. 기저귀와 분유를 보내겠다는 이들이 많았다. 주영이 부모는 많이 놀랐다고 한다. 자신들과 아무 관련 없는 이들이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도움을 준다는 것을 예전엔 상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쪽방을 벗어나 화장실이 따로 있는 방으로 옮길 수 있을 거예요. 주영이는 펜과 종이를 참 좋아해요. 책도 사서 모아놓을 거예요. 잘 키울게요.”



주영이 엄마는 이제 절망이 아닌 희망을 얘기했다.



강인식 기자, 오다영(경희대 4)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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