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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선생님들 “얘들아, 경제 쉽게 배워볼래?”

“김연아 선수의 거친 발을 찍은 사진이에요. 피나는 노력의 흔적이 보이죠?”



초등학생들에게 ‘새싹경제교실’ 연 특목고생들

박지훈(서울 대원외고2) ‘선생님’의 설명에 초등학생 15명의 눈빛이 진지해진다. 가수가 되고 싶은 이정이도, 외교관이 되고 싶은 도은이도 금세 수업에 빠져들었다.



이달 초 3일간 서울 마포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열린 ‘제1회 새싹경제교실’에서 고등학생인 박군이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새싹경제교실’은 외고·특목고 학생이 중심이 된 ‘전국 고등학교 경제연합’이 마련한 경제캠프다. 200여 명의 회원 중 학교 대표 25명이 좌충우돌하며 6개월 동안 준비했다.



박지훈(왼쪽 둘째)군과 장경진(오른쪽 둘째)양이 경제 캠프에서 그림을 이용해 초등학생들에게 주식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아이디어를 낸 박군은 “전국에 있는 친구들이 다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까 고민하다 봉사활동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회원들은 평소에는 경제 웹진을 만들어 생각을 나누고 있다.



중간고사가 끝난 5월,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학교 대표가 서울에서 회의를 했다. 진행비용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몇 군데 문을 두드려 마포 청소년 문화의 집(청소년지원센터)에서 3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나지윤(서울 명덕외고2)양에게서 취지를 들은 삼성증권은 용돈 기입장 100부와 수업에 쓸 모형 지폐를 보내왔다. 마포구청은 초등학교 1~3학년 어린이 100여 명을 모집하고 청소년 선생님의 식비를 지원했다.



교재를 만들고 커리큘럼을 짜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전국에 동아리 회원들이 흩어져 있어 온라인을 이용하기로 했다. 장경진(서울 상명사대부고2)양은 “게시판을 통해 아이디어를 내면 댓글을 다는 식으로 회의를 했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들어가 활발하게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창익(경남외고2)군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어떻게 환율, 주식 등의 개념을 설명하느냐를 두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유치원 교사인 어머니에게 교수법을 배워온 학생, 이웃 꼬마들을 대상으로 가르치는 ‘실험’을 해 본 학생들의 의견이 게시판에 모였다.



그렇게 20쪽짜리 교재와 아이들에게 보여줄 동영상 10여 편 등을 마련했다. 커리큘럼은 강의식이 아닌 체험·게임 위주의 10개 강좌로 짰다. 주식을 사고파는 것을 게임으로 진행하고 수업시간에 발표를 잘 한 아이들에게는 모형 지폐를 나누어주는 식이다. 그 지폐로는 마지막 날 열린 ‘시장 체험’에서 기념품을 살 수 있게 했다. 강이정(상지초3)양은 “언니, 오빠들이 친절하게 알려주니 환율이나 주식을 이해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며 웃었다. 최도은(중동초3)양은 “학교 수업도 이렇게 해주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올 것 같다”며 “캠프가 짧아 아쉽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에서 온 청소년 교사들은 여름방학 동안 동네 복지관을 찾아 프로그램을 전수할 계획이다. 박지훈군은 “외고나 특목고를 다니는 우리들은 받은 것이 많은 학생들”이라며 “더 많이 나누기 위해 앞으로도 매년 이 캠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임주리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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