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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의 매직 … 외국인들 ‘셀 IT 코리아’ 뚜렷

‘한국은 산다. 그러나 한국의 전기·전자는 판다.’ 요즘 외국인들의 투자 행태를 요약한 말이다. 환율이 빚어낸 결과다. 단순히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올라서가 아니다. 외국인들이 일본·대만 등 수출 시장에서 한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나라의 환율에 대해서까지 주판알을 튕겨가며 이해득실을 따진 결과, 이런 투자 행보를 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9일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기·전자 업종 497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7월 한 달간 1조여원을 순매수한 것과 대비된다. 하이닉스(순매도 2523억원), 삼성전기(2356억원), LG이노텍(1113억원) 등을 많이 팔았다. 대신증권 박중섭 선임연구원은 “전기·전자 업종의 전망이 나빠서가 아니라, 대만 달러에 대한 원화의 강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만 달러는 올해 5월 말 1달러당 39원대에서 최근 36원대로 원화 대비 가치가 떨어졌다. 대만산 전기·전자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한국산보다 좋아졌다는 얘기다. 박 연구원은 “정보기술(IT) 같은 기술주가 시가 총액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만 증시에서 최근 외국인들이 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다”며 “한국 IT를 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율 때문에 대만으로 옮겨 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전자와는 달리 한국 자동차 업종에 대해서는 외국인들이 ‘사자’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달 9일까지 운수장비 업종 순매수액이 2443억원으로 벌써 7월 한 달(4057억원) 실적의 60%를 넘었다. 이 역시 환율이 재주를 부린 결과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과 경쟁하는 것은 대만이 아니라 일본이다. 그 일본의 엔화가 최근 들어 초강세를 보이자 상대적 수혜주인 한국의 자동차 주식을 외국인들이 부지런히 그러모으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환율 수혜주도 사들이고 있다. 미국 달러화를 주고 원료와 연료를 수입하는 전기·가스가 대표적이다. 지난달에는 전기·가스 업종 84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가 이달에는 9일까지 391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환율의 영향이 별로 없는 내수주에 대해서도 ‘바이 코리아’를 유지하고 있다. 보험(순매수 1673억원), 유통(559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 경제가 앞으로도 탄탄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판단하기에 내수주는 꾸준히 사들이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원화는 앞으로도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과 한국 간에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올 2분기에 전년 대비 7.2%(한국은행 속보치)라는 고성장을 이룩한 한국은 올 하반기 중 한두 차례에 걸쳐 0.25~0.5%포인트 정도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반면 미국은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판단에 당분간 사실상 제로 금리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되면 금리가 낮은 미국에서 달러를 빌려 한국에 투자하는 세력이 늘어난다. 이른바 ‘달러 캐리 트레이드’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많아지면 달러와 비교한 원화 가치는 더 오른다. 이는 한국 주식 시장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주가가 안 올라도 원화가치가 오르면 달러로 투자한 외국인들은 수익을 챙기게 된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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