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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보호 '전파 자물쇠'

◇등급제 실시에 분주한 방송사들=6개월의 시범 운영 기간이 끝나고, 11월 1일부터 드라마 등급제가 전면 실시된다. 이에 따라 방송사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KBS는 그동안 주말 드라마와 단막극 등에만 붙여오던 등급 표시를 지난 28일 전 드라마로 확대했다.

MBC 역시 지난 26일 첫 방송된 주말극 '맹가네 전성시대'를 계기로 시트콤을 제외한 전 드라마에 등급을 붙이기 시작했다. 방송 3사 중 가장 먼저 등급 표시를 시작한 SBS 역시 모든 채비를 마친 상태다.

방송사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대개 일일 드라마는 '15세 이상 가'로, 성인 대상 심야 프로는 '19세 이상 가'로 가닥이 잡혔다.

준비는 마쳤지만 분위기가 마냥 밝은 건 아니다. 드라마 전작제(작품 전체를 미리 만들어 두는 것)가 정착되지 않은 우리 현실에선 그때 그때 등급 표시를 붙여야 한다. 최악의 경우 일일극 한편이 매일매일 등급 표시가 달라질 수도 있다. 한 심의 관계자는 "일일극의 경우 완성된 드라마를 보지 못한 채 대본 심의로 대체해야 할지 모른다"며 "기획 단계에서부터 등급을 설정해 거기에 맞춰 촬영하라고 주문하고 있지만, 제작 현실을 빤히 아는 우리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효과는 미지수=부부 간 '이불 속 이야기'를 공론화한 KBS '부부 클리닉-사랑과 전쟁'. 지난 11일 TV 오른쪽 상단에는 19란 숫자가 처음 등장했다. 19세 이하의 어린이·청소년들이 시청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내용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날 19세 이하의 아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본 비율은 10.8%였다(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 특히 4~9세의 경우에도 시청률이 3.9%였는데, 이는 최근 두달간 가장 높은 수치였다.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SBS '야인시대'. 폭력 장면이 많아 '15세 이상 가'로 설정됐지만, 등급이 붙여진 10월이 9월보다 오히려 15세 이하의 시청률이 10~15% 포인트 높았다.

청소년들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프로그램 등급제가 오히려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부추기는 소위 '금단의 열매 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방송위는 시청률 수치로만 등급제의 실효성을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한다.

평가총괄부 김동균 차장은 "등급 표시를 하더라도 가정에서 부모의 시청 지도가 필수적으로 있어야 한다"며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겠지만 등급제의 필요성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어떻게 이뤄지나=부적절한 언어·폭력성·선정성 등의 기준으로 드라마를 '모든 연령''7·12·15·19세 이상'으로 나눈다. 여기에 맞춰 등급 기준에 대한 설명과 나이 표시 자막(10분당 30초)을 내보낸다. '19세 이상 가'의 경우 청소년 보호 시간대(평일 오후 1~10시, 공휴일 오전 10시∼밤 10시)에 내보낼 수 없다.

이상복 기자 jiz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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