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내하청 근로자 문제 ‘뜨거운 감자’로

사내하청 근로자의 지위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 하나가 산업·노동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노사 양쪽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사내하청은 하청업체의 근로자가 원청회사의 사업장에 들어가 일하는 것을 말한다. 정확한 최신 통계는 없지만 2년 전 고용노동부가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을 조사했을 때 이미 36만 명이 넘었다. 이들 사업장 근로자 다섯 명 중 한 명꼴이었다.



대법원 “2년 넘으면 정규직”
노·사·정, 후속 대책 마련 분주

◆‘뜨거운 감자’ 꺼낸 대법원=대법원은 지난달 22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한 사내하청 업체에서 일하다 2005년 해고된 최병승(35)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최씨가 비록 사내하청 업체 소속이지만, 현대차의 노무 지휘를 받았기 때문에 사실상의 파견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파견근로자보호법에 따라 최씨는 근무 기간이 2년을 넘긴 시점부터 현대차의 정규직이 된 것으로 인정받는다. 제조업의 상시 근로자 파견은 불법이지만, 대법원은 불법파견도 같은 규정이 적용된다고 봤다.



◆고무된 노동계=노동계는 “8년 투쟁이 결실을 봤다”며 반기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이상우 미조직비정규사업실장은 “정확한 통계조차 없을 정도로 이들은 법적 보호의 사각 지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다음 주 노동부에 공동 실태조사를 요청하고, 현대차에도 특별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교섭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대규모 소송인단을 모집해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사내하청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도 쏟아내고 있다. 노동계는 사내하청 근로자는 사실상 원청업체의 비정규직이라는 입장이다.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울산공장 사내하청노조)의 이상수 지회장은 “임금은 정규직의 60% 수준이고, 늘 고용불안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긴장하는 재계=재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걱정이 특히 심하다. 각 회사에 따르면 현대차 7000명, 기아자동차 2800명, GM대우 2000~3000명 정도의 사내하청 근로자가 있다. 이번 판결의 당사자인 현대차는 “아직 법적 절차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만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대책 마련에 들어간 상태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년 넘은 사내하청 근로자를 다 정규직화하면 글로벌 경쟁력이 확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철강 업종은 사내하청 근로자가 더 많다. 현대중공업(1만5000여 명)·삼성중공업(1만여 명) 등이 대표적이다. 주요 조선·철강 업체는 “자동차처럼 같은 라인에서 일하지 않고, 업무가 분리돼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의 조성웅 부지회장은 “사내하청 직원들이 ‘지원’이란 명목으로 정규직 작업반장의 지시에 따라 일을 돕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노동부는 이달 말부터 20~30개 사업장을 선정해 실태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노동부 권영순 고용평등정책관은 “기업이 법을 우회해 무늬만 하청이고, 실제론 근로자 파견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동부는 모든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은 아니며, 따라서 2년만 일하면 모두 원청업체의 정규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불법파견 여부는 사안별로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김선하·김기환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