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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보는 세상] 民

중국에서 인민(人民)은 공민(公民)과 구별된다. 인민은 중국공산당을 지지하는 사람이다. 공민은 이런 지지 여부가 포함되지 않은 개념이다. 따라서 ‘인민’ 두 글자가 들어가면 무게가 실린다. 인민일보가 그렇고, 인민출판사, 인민대외우호협회, 인민외교학회 등. 군대도 인민해방군으로 불린다. 군이 외치는 구호 또한 ‘인민을 위해 복무한다(爲人民服務)’다.

인민의 인과 민은 고대엔 대칭되는 의미를 가졌다. 인(人)은 앞으로 손을 뻗고 서 있는 사람의 옆 모습을 본뜬 것이다. 춘추시대 이전에 인은 통치계급에 속하던 사람이다. 소인(小人) 역시 지배계급에 속하는 이다. 단지 군자(君子)에 비해 도덕적 수양이나 지식, 또는 사회적 지위가 덜할 뿐이다. 인이 사회의 주도 세력으로 교화(敎化)의 주체인데 반해 민은 교화의 대상이었다.

민(民)은 원래 뾰쪽한 물건에 눈을 찔린 맹인(盲人)을 형상화한 것이다. 노예제 시대에 전쟁에서 패한 포로의 한쪽 눈을 찔러 노예의 표지로 삼았다는 잔혹한 역사의 상흔(傷痕)이 담겨 있다. 노예이다 보니 사역(使役)을 당하고 복종을 강요당하며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노예제가 폐지되고 민도 토지를 소유해 독립적 생산자가 되면서 인과 민의 구별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래도 민에는 피지배 계급의 아픔이 남아 있다. 임금인 군(君)에 복속하고, 지방 관리인 이(吏)의 통제를 받는 백성으로서다. 민에는 슬픔도 배어 있다. 재난을 당하면 난민(難民)이 되고, 집을 잃으면 유민(流民)이 되며, 나라를 빼앗기면 유민(遺民)이 되고 만다. 이렇다 할 특권 없고 경제적으로도 부유하지 않은 이는 서민(庶民)으로 불린다. 서(庶)는 집에 불을 피워놓고 여러 사람이 일을 하는 형상이다. 노동에 종사하는 백성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정부가 ‘친서민(親庶民)’을 강조하고 있다. 군주는 배와 같고 서민은 물과 같은 존재로, 물은 배를 띄울 수도 또 엎을 수도 있음(君者舟也 庶人者水也 水則載舟 水則覆舟)을 잘 알기 때문이리라. 문제는 방법이다. 친서민 정책이 대기업 때리기로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많이 본 패턴으로 식상한다. 서민과 함께 웃고 울 리더십이 절실하다. 참, 대기업 다니는 대리 직급의 김 아무개는 서민인가, 재벌인가.

유상철 중국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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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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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