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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투 아이즈’] 특수효과 하나 없어도 … 소름 돋는 금발 소녀

소녀의 외로움이 불러온 비극을 그린 영화 ‘투 아이즈’ [KT&G 상상마당 제공]
여름철 단골메뉴 호러물. 그러나 올해 식단은 그다지 풍성하지 않다. 최근 몇 해 충무로가 양산한 기획성 작품이 잇따라 실패한 탓이다. 학원공포물의 계보를 잇는 우리영화 ‘고사2’에, 전형적인 슬래셔 무비 ‘디센트2’ 정도다. 네덜란드 영화 ‘투 아이즈’는 이중 가장 이색적이다. 지난해 예술영화관에서 개봉해 10만 명을 모은 스웨덴 호러 ‘렛 미 인’의 계보를 잇는 유럽산 심리공포물이다. 굉음과 낭자한 혈흔으로 관객의 신경을 자극하는 대신, 소녀의 외로움이 만들어낸 기이한 경험을 쫓아간다.

블루 칼라인 아빠, 디자이너인 엄마와 사는 평범한 아홉 살 소녀 리사(이자벨 스토켈). 외할머니의 부음이 전해지고 이들은 외할머니 댁으로 간다. 어떤 이유에선지 엄마는 오래 전 친정 식구들과 절연한 상태고, 처음 가 본 외할머니의 대저택엔 음산한 기운이 가득하다. 아직도 새 학교가 낯선 리사. 새 직장을 구하려는 엄마는 때때로 리사를 방치하고, 그나마 그 공백을 아빠가 채워준다. 어느 날 괴성에 이끌려 지하실에 들어간 리사는 또래의 여자 아이를 만난다. 그리고 엄마에 대한 비밀을 듣게 된다.

‘투 아이즈’는 사실상 일렉트라 콤플렉스(딸이 아빠에 집착하는 증후군)를 다룬 심리드라마다. 자극적인 공포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심심할 수도 있으나, 과도한 특수효과 없이도 소녀의 외로움이 공포와 파국을 불러오는 과정 자체가 제법 긴장감을 자아낸다. 일을 중시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에게 거부당했다고 생각한 어린 딸 사이에서 벌어진 비극. 평화로운 가족신화를 뒤흔드는 가족괴담이다.

동양적인 이목구비에 유럽 소녀 특유의 조숙함이 돋보이는 이자벨 스토켈은 데뷔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 ‘식스 센스’의 할리 조엘 오스몬트, ‘숨바꼭질’의 다코타 패닝, ‘장화, 홍련’의 임수정·문근영처럼 호러물은 대대로 뛰어난 아역배우들을 발굴하는 텃밭이다.

‘투 아이즈’는 현재 일본 호러 ‘링’과 ‘주온’의 리메이크, 홍콩영화 ‘무간도’의 리메이크(‘디파티드’)로 유명한 할리우드의 제작사 버티고 엔터테인먼트에 의해 리메이크 중이다. 엘버트 반 스트리엔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 리메이크에 참여한다. (유럽산 호러의 강세는 할리우드 리메이크 열풍으로도 확인된다. ‘렛 미 인’이 리메이크된 데 이어 지난해 또 다른 화제작 프랑스산 ‘마터스:천국을 보는 눈’ 역시 리메이크 중이다)

네덜란드의 이국적인 풍광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올 부천영화제 상영작. 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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