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글로벌 이코노믹 뷰] “베이징 집값 40% 추락할 수도 있다”

중국 경제가 너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거품이 가파른 성장을 부추기고 있다는 말이 파다하다. 무슨 거품일까? 부동산이라는 자산의 거품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버블인지, 단순 호황인지는 세계 경제를 예측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금융 버블은 현대 물리학자들이 말하는 불확정성과 비슷하다. 원자·전자처럼 미시적인 물질의 위치나 운동량을 명확하게 확정할 수 없는 것처럼 거품이다, 아니다를 확실하게 말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시장 참여자나 전문가가 거품 여부를 붕괴 이전에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나 지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이 거품을 진단하고 평가할 논리나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거품 자체만이 버블 여부를 보여줄 수 있을 뿐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불확정성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더 심하다. 정확한 데이터가 부족하다. 중국에선 1990년대 초까지 토지와 주택이 자유롭게 매매되지 않았다. 요즘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시장을 이끄는 메이저 투자자들이 없다.

그렇지만 우리는 최근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이 위험한 경지에 이르렀다는 결론을 내렸다. 토지와 주택 값이 조만간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첫 번째 근거는 우선 전례가 없는 가격 앙등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35곳의 평균 집값은 2000년 1분기 이후 2.5배 이상 뛰었다. 또 중국 부동산 시장의 ‘매매가격 대 연간 임대비용 비율(PRR)’도 너무 높다. 2007년 이후 베이징 등 8개 도시의 PRR은 크게 올랐다. 베이징은 올 1분기에 65%에 이르렀다. 다른 도시들도 모두 25% 이상이다. 일반적으로 15% 정도면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한다. 이를 넘어서면 집을 사는 것보다 임대하는 게 낫다. 시장 참여자들이 주택값이 너무 뛰어 집 살 의욕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조만간 집값이 추락할 수 있다는 말도 된다.

중국의 ‘연간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도 아주 높다. 선전은 20배를 넘어섰다. 연간 소득을 한 푼도 안 쓰고 20년 넘게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베이징은 18배 정도다. 주택 거품이 한창일 때 미국의 평균치는 7배 정도였다.
이쯤 되면 중국 부동산 가격이 지탱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더욱 최근 오름세가 너무나 가파르다. 베이징 부동산 가격은 올 1분기에만 41%(연율) 뛰었다.

중국 부동산 값을 부채질하는 주요 세력은 공기업들이다. 이들은 막대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이나 민간 기업보다 적은 비용(낮은 금리)으로 외부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 공기업들이 너무 크고 중요해 이들이 망하도록 중국 정부가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개발 정보를 입수하는 데도 아주 잽싸다. 도덕적 해이(모럴 헤저드)가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들이 최근 부동산 매매를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사실상 중국 정부의 기관들이 땅과 집을 서로 사고 팔면서 부동산 가격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앞서 설명한 베이징 등 주요 도시의 PRR이 치솟고 있는 현상은 경제 펀더멘털에 비춰 선뜻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경제성장률과 소득증가율 등에 비춰 PRR이 뛰는 현상을 쉽게 설명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PRR이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일 때 집 주인은 가격이 오르는 것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PRR이 이미 하늘을 치고 있는데도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이런 기대심리 배후에는 과거 경험이 똬리를 틀고 있다. 중국인들은 개혁·개방 이후에 부동산을 소유해 손해보지 않았다. 중국식 부동산 불패신화가 형성된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과거 경험을 근거로 한 신화가 바로 거품의 한 단면이다.

현재 중국 부동산 가격이 얼마나 불안한지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적정 집값 상승률을 계산해 봤다. 소득증가율 등을 따져볼 때 베이징의 집값은 연간 4% 정도 오르는 게 적절하다. 4% 상승률은 최근 경험에 비춰 터무니없이 낮은 수치일 수 있다. 하지만 1999~2003년 베이징 집값의 평균 상승률은 4%에 미치지 못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4%는 절대 낮은 상승률이 아니다. 집값이 해마다 4%씩 오르면 10년 동안 48% 상승한다. 20년 뒤에는 상승률이 119%에 이른다. 이런 비율대로 계산해 보면 현재 베이징 집값은 이미 적정치보다 40% 이상 높다. 그만큼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추락이 금융위기로 번질 것인가는 또 다른 이야기다. 시장 참여자들이 집을 사들이면서 ‘얼마나 많은 돈을 빌려 썼는가(레버리지 비율)’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