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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사설] 중국 관광객 유치전, 마인드부터 바꿔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근처에 있는 토속촌은 삼계탕으로 유명하다. 한꺼번에 200명 이상 받을 수 있는 이곳은 4년생 인삼과 찹쌀·호박씨·호박·검정깨·은행 등 특수재료를 넣어 여름철 보양식으로 각광받아왔다. 그런데 2~3년 전부터 토속촌을 찾는 손님들의 국적이 바뀌고 있다. 손님 가운데 절반이 외국인이고, 홍콩·대만에 이어 중국 관광객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서울은 물론 부산·대구·제주도의 관광지와 쇼핑가, 식당엔 중국인 손님들로 북적인다. 서울 명동의 발마사지 업소에선 중국 손님 유치경쟁이 뜨겁다.

중국인 여행객은 2005년만 해도 58만 명에 불과했다. 그것이 지난해에는 134만 명으로 늘었다. 증가 속도는 빠르지만 중국 관광 당국이 추정한 외국 여행객 4766만 명에 비하면 2.8%에 불과한 수치다. 한국에 온 중국인들은 1인당 1558달러를 썼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사). 하지만 중국인의 씀씀이는 통이 크기로 유명하다. 쇼핑천국이라는 홍콩·싱가포르에 가면 중국인들의 명품 쇼핑 열기가 화제에 오른 지 오래됐다. 해외로 나가는 중국 관광객이 1억 명을 넘고, 이들이 각각 1500달러를 쓴다고 가정하면 무려 1500억 달러의 시장을 만드는 셈이다.

그런 거대한 시장을 놓고 한국과 일본이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중국 인구가 무려 5억 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양국 모두 일자리가 늘지 않는 성장 시대에 관광산업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하는 분위기다. 중국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 기준을 완화한 데 이어 민관이 힘을 합쳐 서비스 개선작업에 나섰다. 중국 은행들의 신용카드를 받고 중국어 안내판 설치, 전용 콜센터 설치, 중국어 구사 인력 배치 등 중국인 입맛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의료·효도관광을 촉진하는 패키지상품들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 일각에서 중국 관광객을 보는 시각과 마인드는 과거의 잣대에 머물고 있다. 싸구려 패키지 관광에 골탕 먹은 중국인들이 인터넷에 ‘한국 관광 절대로 가지 말라’는 글을 올리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중국의 의료서비스에 불만을 느끼는 부유층, 쇼핑과 미식(美食)을 즐기려는 중산층을 모두 유치하려면 지금처럼 정부 따로 기업 따로 뛰는 방식으론 곤란하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문화·역사 관광 코스를 연구하고 제주도와 남해안에 그들이 좋아하는 아이템을 한데 모아놓은 관광타운을 건설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관광업계의 자성과 분발이 시급하다. 지금처럼 덤핑·출혈 경쟁과 쥐어짜기식 거래 관행으로는 새로운 황금시장을 구경만 하고 마는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마음으로 따뜻하게 맞이하고 상품으로 감동시키는 민간 차원의 관광외교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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