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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보는 세상] 相

나무와 눈, 목(木)과 목(目)이라는 두 글자로 이뤄진 게 상(相)이다. ‘눈으로 나무를 바라본다’는 의미가 원래의 것인데, 나무라는 존재는 “땅 위에서 가장 볼 만한 것”이라고 『역경(易經)』은 풀고 있다. 이후 상이라는 글자는 ‘자세히 관찰하다’는 뜻으로 진화한다.

‘백락이 말을 보다(伯樂相馬)’는 말이 있다. 세상의 명마(名馬)를 알아보는 데 아주 탁월한 재주를 지닌 백락이라는 사람의 말 관찰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상이라는 글자는 이에 더해 ‘서로’라는 의미를 지닌다. 상호(相互)·상대(相對) 등의 단어가 만들어진 바탕이다.

이 글자의 또 다른 핵심적인 뜻은 ‘돕다’다. 원래의 글자는 역시 같은 의미의 양(襄)이다. 이 글자는 과거의 음운(音韻)을 다룬 서적 『광운(廣韻)』에 따르면 원래 음이 ‘샹’ 또는 ‘상’에 가깝다. 따라서 상(相)은 양(襄)을 가차(假借)한 것으로 간주한다. 양이라는 글자는 혼례(婚禮)나 상례(喪禮) 등에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양례(襄禮)’라고 적을 경우 예식의 주재자를 돕는 보조 진행자를 일컫기도 한다.

‘한 사람 밑, 만인의 위’를 말하는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이라는 재상(宰相)은 이래서 나왔다. 중국의 전국(戰國)시대에 각 나라가 앞다퉈 설치한 관직이 상국(相國)·상방(相邦)·승상(丞相) 등이다. 유방(劉邦)은 한(漢) 왕실을 세운 뒤 승상이라는 직위를 만들었다가 상국으로 고쳤다.

임금 바로 밑에서 국정(國政)을 도우며 이끌어 가는 이 같은 직위의 통칭은 재상이다. 주재(主宰)한다는 의미의 ‘재’에다가 승상을 뜻하는 ‘상’을 붙인 것이다. 원전은 『한비자(韓非子)』다. 백관(百官)을 모두 이끌고 왕을 보좌한다는 뜻이다. 현명한 재상은 현상(賢相)이겠고, 그보다 높은 차원이 성상(聖相)일 것이다. 어리석은 재상은 우상(愚相)이며, 그보다 더 무능하면 맹상(盲相)이겠다.

대한민국 총리가 결국은 재상 자리인데, 어떤 이유에선지 실적을 쌓는 총리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한 사람 왔다가 하릴없이 물러가는 식이다. 있으나마나 한 재상, 조어를 하자면 ‘허상(虛相)’이다.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쏠리는 권력 구도 탓일까, 남과 나눠 먹는 데 익숙지 않은 한국의 옹졸한 정치적 환경 탓일까.

유광종 중국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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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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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