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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성도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김성주 성주D&D 회장이 최근 한 포럼에서 “21세기는 여성이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라며 “여성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적인 여성 기업인이 새로운 여성관을 제시한 것이다. 일부에선 “대학 나오고 유학까지 다녀온 여자가 집에만 있으려고…”라거나 “우리 여성도 군대를 보내야…”라는 대목만 쏙 뽑아내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표현들은 비유법으로 이해해야 한다. “여성들도 스스로 강인해져서 경제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김 회장의 논지(論旨)를 훼손해선 안 될 일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여성 대학 진학률은 82.4%로 사상 처음 남성을 앞질렀다. 반면 15세 이상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49.2%로 남성(73.1%)보다 훨씬 낮다. 양성평등은 교육부문에만 해당될 뿐, 기업현장에선 출산·육아의 장벽이 여성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과감히 무너뜨려야 할 차별이다. 그렇다고 여성들이 “사회 탓, 남성 탓”만으로 돌려선 발전이 없다. 그동안 이런 지적마저 쉬쉬해온 사회적 금기(禁忌)였던 게 현실이다. 자신의 길을 개척해 온 김 회장이 아니라면 “여성도 강해져야 한다”며 용감하게 주문하기란 쉽지 않다.

앞으로 한국의 성장 잠재력은 여성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선진국들은 이미 획기적인 ‘성(性)벽’을 깨는 실험을 하고 있다. 2003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이제는 프랑스까지 대기업 중역의 40%를 여성으로 채우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물론 섣부른 시도로 인해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졌다는 반론이 나온다. 그러나 누구도 이런 흐름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다. 국가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면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지 않고는 다른 대안(代案)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같은 운명을 밟을 수밖에 없다. 이제 여성들 스스로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필요할 때다. 우리 사회에도 하루가 다르게 지도자 반열에 오르는 여성들이 늘고 있지 않은가. 김 회장의 일부 발언이 귀에 거슬릴지 모르지만 반드시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들이다. 원래 좋은 약은 입에 쓰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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