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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여성 우체국장이 20억대 사기극

인구 3000여 명의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 섬 마을이 벌집을 쑤셔놓은 듯 시끄럽다. 29일 부산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심모(48·여) 별정우체국장이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속여 마을 주민 이모(43·여)씨의 돈 6200만원을 우체국에 예치하지 않고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로 지난달 17일 구속되면서 사건이 표면화됐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심씨에게 돈을 맡긴 주민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현재 경찰에 접수된 피해자는 13명, 피해금액은 5억1150만원이다.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자식들 몰래 갖고 있던 돈을 맡긴 경우가 많다”며 “피해 규모가 37명에 2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적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 결과 심씨는 2005년 3월부터 지난 4월까지 피해자들에게 연 50%의 이자를 준다고 꾀어 사채놀이를 했다. 박모(46·여)씨는 “시어머니가 준 2000만원을 사기당했다”며 울먹였다. 심씨에게 돈을 맡긴 사람은 1000만원에서 2억7500만원까지 다양하다.

심씨는 구수한 입담과 살가운 태도로 섬마을 할머니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상물정 어둡고 농사일에 바빠 자주 우체국을 찾을 수 없는 할머니들이 주 타깃이었다. ‘어머니’ ‘언니’ 등의 호칭을 쓰며 누군가가 보상을 받거나 퇴직해 돈이 있다는 소문만 들리면 어김없이 나타나 이자를 후하게 줄 테니 돈을 맡기라고 설득했다. 우체국에 목돈을 맡기러 온 고객을 따로 우체국 밖으로 데리고 나가 자신에게 돈을 맡기도록 제의하기도 했다. 심씨는 우체국장 명의의 수기 통장을 만들어 피해자들에게 주는 방법으로 안심시켰다.

부산=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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