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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오늘] 의문의 ‘통킹만 사건’ 발발 … 베트남전 본격적으로 불붙다

 
  통킹만 사건 당시 베트남 어뢰정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던 구축함 매덕스호.
 
1964년 8월 2일 베트남 연안에서 정찰 중이던 미국의 매덕스(Maddox) 구축함이 북베트남의 어뢰정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됐다. 이에 대한 미 해군의 대응으로 3대의 북베트남 어뢰정이 파괴되고, 10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미군은 한 명의 부상자도 없었다. 이틀 후인 8월 4일 존슨 행정부는 매덕스와 터너조이(Turner Joy) 구축함이 또 한 차례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실제적인 공격은 없었지만, 공격을 위한 수중음파탐지기와 무선 신호를 발견했으며, 이를 막기 위해 북베트남의 레이더 시설에 대한 포격이 이루어졌다.

첫 번째 사건과 관련해 매덕스에서 먼저 공격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었지만, 존슨 행정부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두 번째 사건과 관련해서도 매덕스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매복 가능성을 제외한다면 인근 해역에 베트남의 선단이 없었다는 보고가 워싱턴에 전달되었으나 무시되었다. 사건 발생 이후 16시간이 지나서야 어뢰 공격과 유사한 소리는 들렸지만 어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전문이 워싱턴에 전달되었다.

2차 공격 직후 존슨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북베트남 어뢰정의 두 차례에 걸친 미국 구축함에 대한 공격에 대해 보복 공격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존슨 대통령의 발표는 당시의 상황 보고를 충분히 전달받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졌고, 미 하원은 8월 7일 ‘동남아시아 결정’을 통해 대통령에게 전쟁을 확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그리고 이후 미국은 10여 년에 걸쳐 베트남 전쟁의 늪에 빠지게 되며, 한국 역시 미국의 요청에 의해 2개 사단 이상의 전투부대를 베트남에 파병했다.

사건 발생 후 7년이 지난 1971년 펜타곤 보고서에 근거해 통킹만 사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으며, 17년이 지난 1981년 재조사가 이루어졌을 때 사건 당시 매덕스호의 함장은 북베트남 어뢰정으로부터 어떠한 공격도 없었음을 재확인했다. 심지어는 터너조이함에서 매덕스호를 향해 함포 사격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05년 미 국가안보국(NSA)의 역사학자에 의한 연구를 통해 통킹만 사건은 당시 정부의 의도적인 왜곡으로 일어났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이러한 왜곡된 사실은 2000년에 밝혀졌지만, 이라크 전쟁이 일어난 시기에 국민들을 좌절시키는 보도가 나갈 것을 염려해 5년간 발표가 유예되었다. 결국 미국이 본격적인 베트남 개입을 위해 고의적으로 통킹만 사건을 왜곡했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은 정부의 한순간의 실수가 온 국민을 고통에 빠뜨린다는 귀한 교훈을 준다.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한국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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