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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와 재계, 한판 붙겠다는 건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부와 정치권에 대해 “위기가 오는 것도 모르고 국가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그제 제주에서 열린 하계포럼 개회사(전경련 부회장이 대독)를 통해 한 말이다. 그간 재계(財界)의 발언 수위와 비교할 때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비판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 같은 지적은 상당 부분 일반 국민들도 공감할 만한 내용이고, 재계가 평소 가슴속에 품고 있던 생각을 용기 있게 내비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재계의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과감한 비판이 나온 시기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주요 인사들이 일제히 ‘친(親)서민·친중소기업’을 외치며, 대기업을 비난하고 나선 직후라는 사실이 공교롭다. 보기에 따라서는 정부·여당의 ‘대기업 때리기’에 재계가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선 모양새로 비치기 십상이다. 물론 재계로서는 최근 정부와 여당이 한목소리로 대기업을 비난한 데 대해 불만을 가질 만하다. 그동안 금융위기 극복과 경제 살리기에 재계가 앞장서 왔고, 투자와 고용 확대에도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건만, 그 공(功)은 전혀 인정해 주지 않고 작은 허물(過)을 들어 대기업을 싸잡아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억울함이 앞설 수도 있다.

그러나 전후 사정이 어찌됐건 정부·여당과 재계가 대립하거나 대립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직 금융위기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도 아닌 터에 앞으로 경제의 재도약을 이루기 위해선 정부와 재계가 다투기보다 힘을 합쳐 나가야 할 일이 훨씬 많다. 정부가 주장하는 친서민·친중소기업 정책도 대기업의 협조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고, 재계도 정부와 반목해서는 치열한 국제경쟁을 뚫고 나가는 데 득(得) 될 게 없다.

우리는 정부·여당과 재계가 빚는 작금의 갈등 역시 ‘소통(疏通)의 단절과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있다면 직접 만나 충분한 논의와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으면 된다. 언론을 사이에 두고 비난과 비판만 할 게 아니라 소통부터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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