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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연쇄살인 ⑩ 부유층 노인, 출장 마사지사 묻지마식 살인 유영철

2003년 9월부터 서울 시내 부유층 노인을 잇따라 살해하고, 2004년 들어선 전화방ㆍ출장마사지 업소 여성 11명을 죽인 희대의 살인마다. 유영철은 흉기로 사람을 쳐 잔혹하게 죽이고, 시체를 토막내 서울 한 야산에 차례로 묻었다.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전기톱으로 시체를 토막내고 이를 가방에 담아 마을버스를 타고 야산으로 나르는 등의 대담성으로 국민들이 치를 떨게 했다. 희생자의 장기까지 먹은 것으로 알려진 그를 범죄 심리학자들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로 분류했다. 현재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다음은 2004년 7월 19일자 중앙일보 4면 기사 < [‘엽기 살인마’ 검거] 여자ㆍ부자만 골라 ‘계획 살인’>

지난해 9월부터 서울 시내에 사는 부유층 노인을 잇따라 살해한 연쇄살인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연쇄살인범이 올 들어 전화방ㆍ출장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 11명을 살해한 뒤 암매장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범인에게서 “지금까지 모두 26명을 죽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 20명 이외에 6명의 추가 피해자를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유씨는 18일 오전 현장검증을 위해 경찰서를 출발하면서 “이 기회에 여성들이 함부로 몸을 놀리는 일이 없었으면 하고, 부유층도 각성했으면 좋겠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유씨가 시신을 매장했다고 진술한 서울 서대문구 봉원사 인근 야산 등지에서 마사지사 여성의 시신 11구를 모두 발굴했다. 발굴된 시신들은 예리한 흉기로 15~18개 부위별로 잘린 채 발견됐다.

◆사건 개요=서울경찰청은 18일 “지난해 9월 서울 모 대학 부부교수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출장 마사지사로 일해 온 11명의 여성을 살해하는 등 지난 10개월 동안 20명을 살해한 혐의로 유영철(34)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해 9월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2층짜리 단독주택에 침입해 모 대학 명예교수인 이모(73)씨 부부를 흉기로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다. 그는 이어 10월 9일 구기동 고모(61)씨의 단독주택에서 고씨의 어머니 강모(85)씨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부유층 노인 등 8명이 유씨의 손에 숨졌다.

유씨는 또 지난 13일 출장 마사지사 임모(28)씨를 자신의 오피스텔로 불러들여 흉기로 살해하는 등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11명의 여성 출장 마사지사를 무차별로 살해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특히 출장 마사지사들은 7월 들어 12일간 모두 4명이 살해됐다.

지난 4월 14일에는 서울 황학동 ‘도깨비 시장’에서 노점상을 단속나온 경찰이라고 속인 뒤 이 노점상을 인천 월미도로 끌고가 살해했다는 것이다.

◆범인 검거=이달 초 발생한 서울 신림동 출장 마사지 업소의 종업원 실종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지난 14일 실종자를 불렀던 같은 휴대전화로 마사지사를 요청한다는 한 전화방 업주의 제보를 받았다. “출장 마사지사들이 30대로 추정되는 한 손님의 전화를 받고 나가기만 하면 사라진다”는 내용이었다. 약속 장소로 출동한 경찰은 15일 오전 4시30분쯤 유씨를 긴급 체포했다.

◆범행 동기=경찰의 한 관계자는 “유씨는 자신이 불행하게 사는 것이 돈 많은 부자 때문이라고 생각한데다 출장 마사지사 출신의 전처와 동거녀에게서 버림받으면서 여성에 대한 증오심이 깊어져 무차별 살인에 나섰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씨가 전처와 동거녀를 살해할 계획도 세웠으나 각각 자녀와 동거한 정 등을 고려해 포기하는 대신 다른 출장 마사지사 여성을 노렸다. 수사 결과 유씨는 집으로 불러들인 출장 마사지사들을 모두 죽인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자신에게 친절히 대한 여자들은 죽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함께 여행을 가기도 했다.

◆향후 수사=경찰은 유씨가 인천ㆍ부산 등지에서 모두 26명을 살해했다고 자백함에 따라 추가 피해자를 확인 중이다. 경찰은 경찰관 사칭 및 절도 혐의로 유씨를 구속한 데 이어 조만간 보강조사를 거쳐 살인 및 시체 유기 등의 혐의로 별도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손해용ㆍ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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