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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당신이 언제 화낼지도 예측가능하지, 수학적으로

 버스트

A.L.바라바시 지음

강병남·김명남 옮김

동아시아, 448쪽

1만8000원




‘인간행동은 예측 가능한 것일까’라는 질문은 ‘세상은 순리대로, 합리적으로 흘러가는 것일까’라는 물음과도 같다. 역사를 살펴보든, 우리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기막힌 사건들을 보든 세상은 폭발적인 의외성으로 가득하다. 삶은 갈 길이 정해진 레일로드가 아니라 무작위와 변덕투성이의 프리웨이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루마니아 태생의 헝가리계 미국 과학자인 지은이는 ‘예측 가능하다’라고 확신한다. 근거는 그가 창시한 개념과학인 ‘복잡계 네트워크’다. 폭발적인 의외성도 인간행동의 한 패턴이며, 이런 폭발성은 수학적으로 예측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인간은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늘 우선순위를 설정하기 때문에 행동에서 이같은 폭발성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은이는 책의 거의 절반을 할애한 헝가리 혁명가 이야기에서 인간행동의 예측 가능성과 무작위성을 대비한다. 역사적 변덕에 휘둘려 삶이 뒤틀려버린 헝가리 트란실바니아(지은이의 고향으로 지금은 루마니아령)의 십자군 대장 죄르지 세케이의 이야기는 인간 역사의 무작위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상징한다. 십자군이 귀족에 맞서는 농민 반란군으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반면 당시 귀족 이슈트반 텔레그디는 십자군 원정의 불행한 결말을 처음부터 예견해 인간행동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보여준다.



헝가리 혁명가 이야기가 과거완료형이라면 미국 예술가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이다. 하산 엘라히는 이름이 아랍식이고, 누군가 ‘테러범 같다’고 신고를 했고,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예술가라는 이유로 귀국하면서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는다. 결백을 처음 확인한 FBI요원이 주는 명함을 받아들고 ‘보디가드가 생겼다“고 좋아하지만 그의 고난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그는 폭발적인 의외성으로 가득한 자신의 삶을 인터넷에 공개해 화제의 인물이 됐다.



지은이는 현대 인간의 생활방식은 거의 디지털화가 이뤄진 데 주목한다. 휴대전화·인터넷·e-메일·GPS·보안카메라 등등 온갖 디지털 기기는 인간 행동을 더욱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 작성 시간이 적혀 있는 갖가지 텍스트와 보이스메일 등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하나의 거대한 데이터 공장으로 만들고 있다. 이런 데이터를 통해 인간행동을 추적하고 그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는 게 지은이의 주장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생활과 결정, 그리고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미래 행동도 손쉽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째 좀 오싹 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지은이의 설명을 듣다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중세 헝가리의 혁명가와 현대 미국의 예술가 , 그리고 복잡계 네트워크 이론을 교차시켜 가며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 한 권의 책에 팩션과 다큐멘터리, 그리고 작가의 서술을 버무려 놓은 ‘책 안의 책’ 형식 자체가 복잡계 네트워크를 상징하는지도 모른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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