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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내사랑 팥쥐' 질투의 화신役 장나라

'명랑소녀'에서 '팥쥐'로-. 가수 겸 탤런트 장나라(21)가 돌아왔다. 26일 시작되는 MBC 8부작 월화 미니시리즈 '내사랑 팥쥐'(극본 김이영·연출 이진석)를 통해서다. 지난 5월 '명랑소녀 성공기'(SBS)종영 이후 시트콤 '뉴논스톱'(MBC)과 '생방송 음악 캠프'(MBC)MC까지 그만두고 꿀맛같은 휴식을 취했던 그녀는 이제 드라마와 2집 음반으로 다시 연예계를 휘어잡을 기세다.


'내사랑 팥쥐'는 전래동화 콩쥐팥쥐가 주는 고정관념을 비틀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예쁜 부잣집딸 콩쥐는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내숭'으로, 가난한 팥쥐는 무뚝뚝한 심술쟁이지만 누군가의 사랑을 기다리는 여린 심성의 소유자로 그려진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여자는 팥쥐다"라는 이진석 PD의 생각이 장나라 특유의 명랑하고 씩씩한 모습을 통해 얼마나 잘 투영되는지, 별 볼일 없는 팥쥐를 좋아하게 된 왕자님을 바라보는 콩쥐의 시샘이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것인지가 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다.

21일 오후 4시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내 한 양식당. 식당이 쉬는 날을 이용해 촬영이 진행됐다. 이날 촬영분은 놀이동산에서 인형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송이(장나라)가 얼떨결에 놀이동산 사장 아들인 승준(김재원)을 구해준 뒤 그와 함께 식사를 하는 장면이다. 깔끔한 양복 차림의 김재원과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장나라는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에겐 뜻밖의 진귀한 구경거리. 벌떼처럼 식당 창문으로 몰려와 보지만 제작진에 의해 그만 모두 해산되고 만다.

에어컨도 꺼져있어 실내는 찜통이다. 모두 손부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장나라가 건전지로 작동되는 휴대용 선풍기를 꺼낸다.

"오빠도 한번 해봐. 무지 시원해."

흰 야구모자를 쓰고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의 이진석 PD가 지시를 내린다.

"떨어뜨린 감자를 손으로 주워먹는 나라의 민망한 표정이 하이라이트다."

장나라가 수차례 감자를 떨어뜨리고 다시 집어먹어 보지만 모니터를 바라보는 이PD의 표정은 딱딱하다. "왜 이리 재미가 없지…."

일순 모든 제작진과 출연자가 하던 일을 멈추고 PD의 뒤통수만 바라본다. 긴장의 밀도가 수직상승한다. 그리고 긴장을 깨뜨려야 하는 것도 역시 PD의 몫이다.

"자, 나라가 손으로 집어 먹으면 재원이도 따라서 손으로 집어먹는다. 그리고 마음이 통한 듯 같이 활짝 웃는 거야."

장나라는 땡글땡글한 눈으로 김재원을 쳐다보며 PD의 주문을 능청스럽게 소화한다. OK사인을 받은 장나라에겐 "이정도 쯤이야"하는 자신감이 역력하다.

"송이 대사가 과격해서 걱정이에요. 심의프로그램에 많이 나올까봐. 제가 원래 '다시 할래요'라는 말을 잘 못해요. 다시하면 더 못할까봐서요. 그런데 이번엔 그런 말을 자주 해요."

장나라는 "송이는 질투의 화신"이라며 "저랑 딱 맞아요. 저도 학교 다닐 때 마른 애들을 얼마나 질투했는데요. 요즘은 노래 잘하는 가수들을 질투해요. 저한테는 질투가 도움이 많이 돼요. 일종의 자극제죠"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누구나 팥쥐같은 면이 있는 거 아니냐"고 되물었다. 자신 역시 남 흉볼 때는 절대 지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얘기하면서.

"팥쥐가 너무 예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뜬다. "전 미인은 아니에요. 화장 지우면 눈썹도 없어요. 그런데 내 얼굴, 내가 봐도 재미있게 생긴 것 같아요."

솔직한 답변에 좌중에 폭소가 터진다. 역시 신세대 스타답다. 얼마전 찍은 화보집 얘기가 나왔다.

"옷도 엄청나게 많이 갈아입고 분장도 다 달리하면서 찍었어요. 아기 같은 모습, 성숙한 모습, 펑크족 등등. 특히 무대에서 떨어진 뒤 파란 눈물을 흘리는 무희의 컨셉트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예전엔 얼굴 갸름하고 눈이 커보여야 좋은 사진이라 생각했는데, 내면의 뭔가를 담아내야 예술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가수로서 2집 음반에 갖는 기대도 대단하다. 새 앨범은 9월말이나 10월초 발매예정으로 한참 녹음 중인데 주로 발라드라고 귀띔했다. 영화도 두 편 정도 검토 중인데 올해 안에 한 편을 시작할 예정이다.

코맹맹이 소리에는 여전히 어리광이 넘쳤다. 그게 연기자로서 단점이 되지는 않느냐고 물었다. "저희 집안 분위기가 이래요. 하지만 굳이 고치고 싶지는 않아요. 이것 역시 제가 사랑하는 제 모습중 하나니까요."

용인=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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