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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견제, 장마 피해 눈감고 감투싸움 눈에 불 켠 지방의회

2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의회 회의장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8일 첫 본회의를 연 뒤 14일째이지만 아직까지 의장단조차 구성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새 시의회를 이끌어 갈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집무실은 불이 꺼진 채 비서들만 주인 없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의회 청사 4~6층의 의원 개인사무실도 썰렁하다. 일부 의원이 나와 자료를 보며 의정 활동을 준비할 뿐이다. 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원 구성을 하지 못해 다음 본회의 일정도 아직 잡지 못한 상태”라고 했다.

대전시 동구의회는 21일 임시회를 열었으나 20분 만에 폐회됐다. 의장단 선출을 놓고 담합 의혹을 제기하는 의원과 이에 맞서는 의원 간 갈등 때문이다. 13일에 이어 또 원구성에 실패했다. 류택호 임시의장은 “일부 의원이 (의장선출을 위한) 밀실야합을 했다”며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의회 운영 정상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방의회가 표류하고 있다. 지자체 재정 문제와 장마 피해 등 현안이 많지만 지방 의회는 다른 나라 얘기다. 그저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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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취재 결과 서울에서는 광진·송파·영등포구 의회가 상임위원장 자리 배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성남과 평택에서 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회 배정 문제로 다투고 있다. 강원도 춘천과 대전시 동구의회도 의장단 선출을 둘러싸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군·구청의 상반기 추진 실적 평가와 하반기 업무 보고 연기가 불가피해 집행부 감시 및 견제, 협력 등 시의회 본래 기능이 상실된 상태다.

특히 성남의 경우 판교특별회계 전용금 지불유예(모라토리엄) 선언에 따른 시 재정상태에 대한 조사가 시급하다. 그러나 여야 간 재정파탄의 원인을 서로에게 떠미는 성명서를 발표한 게 전부다. 시가 추진하려는 1공단 부지 공원화, 청사 매각, 전용금 상환자금 마련을 위한 예산 절감 계획 적법성 여부도 따지지 못하고 있다.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이덕수 상임대표는 “당장 결정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의회가 원 구성조차 못하고 감정싸움만 벌이고 있어 답답하다”며 “결국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의원도 등원 거부=충남도의회 교육의원 5명은 자유선진당 소속 의원이 교육위원장에 선출되자 22일부터 등원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유병기 도의회 의장이 ‘교육의원에게 교육위원장을 맡긴다’는 약속을 파기했다”며 “실종된 의회 민주주의, 지방교육 자치가 바로 설 때까지 무기한 등원 거부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는 20일 첫 임시회를 열 예정이었나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교육위원장에 민주당 박세혁 의원이 뽑힌 것을 두고 교육의원 7명이 반발하면서 참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기도교육청이 도의회에 낸 주민참여 예산제 운영 조례안과 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 도교육감 행정권한 위임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의 심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지금의 지방의회는 탈 정치화·경영화가 필요한데 아직도 정당공천제로 인해 정파 간 감투싸움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집행부 견제 기능을 강화하고 주민 신뢰를 얻기 위해 정파 간 갈등과 대립에서 탈피하고 전문성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영진·유길용·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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