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오영교 동국대 총장 “일산캠퍼스를 아시아 최고 바이오 메디컬 중심지로”

푸른 남산을 배경으로 우뚝 솟은 건물은 104년의 역사를 웅변하는 듯했다. 방학 중인데도 도서관과 계절학기 강좌에는 학생들의 열기가 넘쳤다. 동국대의 키워드는 ‘변화’와 ‘도약’이었다. 오영교 총장은 “남산이 서울의 상징이듯 동국대도 서울의 중심 대학으로 탈바꿈하겠다”며 “국내 대학 최초로 도입한 교수 강의 평가 공개와 입학정원 관리시스템 등 개혁 성과가 그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캠퍼스는 변화하는 대학의 상징으로, 일산캠퍼스는 한의학·약학·바이오 연구시설을 갖춘 아시아 최고의 바이오 메디컬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19일 동국대 총장 집무실에서 만난 오 총장은 인터뷰 도중 두 손을 불끈 쥐며 “동국대의 자존심을 되찾는 게 총장의 또 다른 사명”이라고 했다.(※표시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오영교 동국대 총장=1948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대전 보문고와 고려대(경영학 학·석사)에서 공부했다. 72년 행정고시(12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뒤 중소기업청 차장, 산업자원부 차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행정자치부 장관 등을 거쳤다. KOTRA 사장 때 전 직원 연봉제와 목표관리제를 도입해 공기업 경영평가 1위를 차지했다. 2007년 2월 동국대 총장에 취임한 이후 ‘변화를 두려워하면 일등은 없다’는 신조로 교수 강의평가 공개 등을 이끌어 ‘개혁 전도사’란 평가를 받고 있다. 형식보다는 실용을 중시하며, 좌우명은 ‘무소유’.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자동차 드라이브가 취미.
-학생 민원을 처리하는 고객서비스(CS)센터의 벽이 유리여서 일하는 모습이 다 보인다. 학교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시작에 불과하다. 학교 경영이나 학사 운영에 관한 한 전반적인 틀은 갖췄다고 본다. 대학 경영과 학사 운영으로 시험을 치른다면 전국 200개 대학 가운데 1등할 자신이 있다. 의사결정 구조도 단순하다. 총장과 여러 처장이 한자리에서 특정 사안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바로 가부를 결정한다. 교직원의 존재 이유는 학생이다. 그래서 CS센터를 리모델링하고, 투명하게 열심히 일하라고 벽도 유리로 만들었다. 교수들은 매학기 평가를 받고 학과별로 치열하게 경쟁한다.”

-2007년 취임 직후 교수 ‘철밥통’을 ‘알루미늄 밥통’으로 바꾸겠다고 해 화제가 됐었다.

“(웃으며) 그런 용어는 쓰지 말자. 교수 개개인의 힘이 곧 대학의 경쟁력이란 의미로, 변화에 동참하자는 독려 차원에서 한 말이다. 강의와 연구의 기본 틀을 바꾸자는 제안이었다. 매학기 교수 강의 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학과별로 평가를 해 정원을 조정하고, 연봉에 차이를 뒀다. 학과 평가의 경우 입학 성적, 경쟁률, 재학률, 졸업생 취업 및 진학률, 교수 1인당 대학원 학생 수 등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하위 15% 학과에 대해 정원을 감축하고 우수 학과는 정원을 늘려주는 ‘상시정원 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조만간 이번 학기 학과 평가에 따른 정원 조정 결과를 발표한다.”(※2007년 11개 단과대, 8개 학부, 62개 학과가 현재 11개 단과대, 12개 학부, 57개 학과로 조정됐다.)

-교수들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 같다. 저항이 많았겠다.

“학생과 교직원 모두 반발했다. 학과 동창회가 압박했고 학생들이 시위도 했다. ‘여러분이 원하는 방향이 학과를 위한 것이냐, 학교를 위한 것이냐’며 설득했다. 지금은 교수들이 학과 혁신 방안을 먼저 내놓는다. 자발적으로 학과 통폐합에 나서거나 교육혁신에 나설 경우 3년간 정원 감축을 유예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옛 토목공학과)는 2008년도에 하위권이었지만 올해 2위로 올랐다. 교수들이 적극 나서 졸업생 대부분이 취업했기 때문이다(※2007년 취업률 38.6%에서 2010년 72%로 향상). 화학과는 모든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동창회장인 학장을 중심으로 장학금 모금에 나섰다. 기초학문 분야에서 정부로부터 수십억원짜리 연구과제도 따냈다. 이처럼 좋은 학생 끌어들이고 연구환경 좋아진다면 학과가 튀지 않을 수 있겠나.”

-교수 강의 평가가 교수들에게 자극이 많이 된 것 같다. 다른 대학에도 확산 중이다.

“2007년 취임하자마자 개설된 1000여 개 모든 강좌에 대한 강의 평가 공개를 시작했다. 학생들이 수강신청할 때 교수 이름을 선택하면 강의평가 총점과 함께 ▶최상위(Excellent) ▶좋음(Good) ▶보통(Common) ▶낮음(Poor)과 같은 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강의 평가는 한 학기에 세 번 실시해 평가 결과를 보고 교수들이 학기 중에도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단과대학장이나 학과장은 소속 교수의 모든 순위를 알 수 있다.”

-약대 유치로 일산캠퍼스가 탄력을 받게 됐다. 아시아 최고의 바이오 메디컬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복안은.

“동국대는 ABC(Asia, Bio medical, Culture)’를 신규 강점 분야로 정했다. 불교학·연극영화학·인문학 등 기존의 강점 분야와 함께 생명공학·나노정보통신·문화기술 분야를 전략적으로 특성화하는 것이다. 경기도 고양시 식사지구의 동국대병원 주변에 조성 중인 일산캠퍼스는 동국대의 틀을 바꾸는 프로젝트다. 다음 달에 1차로 121억원을 투입한 한의학관이 완공된다. 1000억원이 들어가는 약학관·바이오관·종합강의동·기숙사 건축이 진행 중이고, 3900억원을 들여 연구시설을 구비한 메디클러스터도 만든다. 의대생은 예과는 경주에서 마친 뒤 본과는 일산으로 온다. 약대생이 내년 3월에 입학하면 전체 일산캠퍼스 학생은 1000여 명에 이를 것이다. 기업연구소·벤처연구타운·의료복지타운 등도 들어선다.”

-대학원에도 새 과정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약학 분야 경영학 석사(MBA) 과정인 ‘팜-MBA(Pharm-MBA)’를 신설해 2학기에 20명을 선발한다. 영상대학원 공연예술학부(연기연출, 공연제작 전공)에서는 작품 제작과 공연만으로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실기석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동국대에만 있는 전공을 계속 만들겠다.”

-교육 개혁이 많았지만 외부엔 잘 알려지지 않은 인상이다.

“개혁의 성과는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시련과 변화의 성과가 나타나면서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KOTRA 사장 시절 고객 만족도 최하위 기업을 경영혁신을 통해 1등 기업으로 바꿔 놓은 게 나다. 3년 반 동안의 변화를 바탕으로 자존심을 되찾겠다.”

-아픈 얘기겠지만 2007년 신정아 사건이 생각난다. 그 일에 학교가 발목을 잡혔던 것 같다.

“(착잡해하며) 동국대가 쌓아온 것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2007년 6월 사건이 터진 뒤론 ‘죽음의 시간’이었다. 동국대 하면 신정아, 신정아 하면 가짜 교수, 가짜 교수 하면 동국대식으로 이미지가 엉망이 됐다. 그 과정에서 로스쿨도 도둑 맞았다. ‘교수 하나 제대로 못 뽑는데 무슨 로스쿨이야’ 하는 식의 여론 재판이 형성됐던 것 같다. 예일대 잘못으로 판명이 났는데도 이미지 회복이 더뎠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예일대를 상대로 한 소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소송도 (학위 검증 과정에서) 동국대가 아니라 예일대가 잘못했다는 것을 확인받기 위해 시작했다. 50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조만간 미국 현지에서 증인 신문이 있을 것이다.” 

양영유 정책사회 데스크, 박유미 기자
사진=김도훈 인턴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