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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의 친구, 한강

# 6월 23일 오전 6시쯤 여의도 너른들판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남아공 월드컵 경기가 막 끝났다. 밤새워 응원을 한 직장인들이 주섬주섬 출근 준비를 한다. 여의도지구 한강시민공원 측에 따르면 월드컵 응원전이 열린 여의도 너른들판엔 이날 하루 시민 7만 명이 모였다. 이들 중 상당수가 경기가 끝나자마자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로 바로 출근했다. 월드컵 기간 중에 반포지구 38만 명 등 한강에 모두 75만 명이 몰려들었다. 길거리 응원이 아니라 강변 응원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 7월 13일 오후 10시쯤 뚝섬지구 한강시민공원



한여름 밤 한강은 서울 시민들의 쉼터로 탈바꿈한다. 가족과 함께 한강반포지구를 찾은 어린이들이 북라이트를 켜고 책을 읽고 있다. [김상선 기자]
청담대교 아래 부는 강바람이 시원하다. 그 바람 맞으며 공원 곳곳에서 시민들이 잠을 자고 있다. 강변 계단에도, 벤치 위에도, 화단 잔디밭에도 이불 뒤집어쓰고 누워 있는 사람이 숱하다. 노숙자는 아니다. 집에서 이불과 돗자리를 챙겨 나온 지역 주민이다. 공원 직원에 따르면 열대야가 시작되면 잠자리 쟁탈전마저 벌어진단다. 그들 옆으로 자전거가 쌩쌩 달린다. 고개를 돌리니 환한 불빛이 시야에 들어온다. 인공 암벽이다. 클라이머 20여 명이 환한 조명등 아래서 암벽 타기를 즐기고 있다. 바로 옆의 한강은 한밤중인데, 여기는 벌건 대낮이다.



여름밤 한강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더위를 피해 잠자러 나온 주민부터, 밤을 잊고 운동에 전념하는 열혈 시민, 심야 데이트 즐기는 연인까지, 서울 강동구 강일동에서 강서구 개화동까지 서울을 가로지르는 41.5㎞ 한강은 밤마다 부산하다.



날마다 보는 한강이지만, 어느 순간 돌아보면 한강은 늘 다른 모습이었다. 한강은 특히 밤에 더 예뻐졌다. 서울시가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시작한 2006년 이래 한강을 밝히는 조명의 수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강다리는 모두 27개다. 이 중에서 24개가 서울 안에 있는데, 24개의 절반인 12개 다리에 경관 조명이 들어온다. 조명시설은 다 돼 있지만,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반만 불을 밝히고 있단다. 대신 다리마다 주제를 정해 빛의 밝기와 색깔을 다르게 배치했다. 알록달록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비결이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한강다리 경관 사업에 80억원을 들였다.



다리만 환해진 게 아니다. 반포대교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 분수가 들어섰고, 한강다리 위에는 전망 쉼터란 이름의 카페가 9곳이나 새로 생겼다. 강변을 달리는 자전거도로도 다 닦여져 밤마다 한강은 자전거 천국이 된다.



자료를 뒤져보니 2002년 한강 방문자 수는 2500만 명이었다. 이번에 다시 알아보니 지난해는 3882만여 명이, 올해는 상반기에만 2891만여 명이 한강을 방문했다. 한강은 대한민국 사람이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자주 찾는 여행지이자 관광지다.



장마가 끝났다. 숨 턱턱 막히는 열대야가 엄습했다. 그래도 다행이다. 우리에겐 한강이 있다.



글=손민호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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