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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지도부 노린 미국의 초강경 금융제재

미국이 초강경 대북(對北) 금융제재 방침을 선언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유엔 안보리의 천안함 성명 채택을 계기로 일단락되는 듯하던 천안함 대응이 다시 동력을 얻으면서 강력한 양자제재 국면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예상을 뛰어넘는 초강경 제재 방침을 택한 미국의 의도에 주목하면서 우리는 미국의 이번 조치가 북한의 태도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그제 서울에서 밝힌 대북 금융제재가 현실화할 경우 북한으로서는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각종 불법거래를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돈줄을 사실상 전면 차단하는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클린턴 장관에 이어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가 밝힌 대북 제재는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관여하는 북한 기관과 개인들에 대한 제재 대상 추가지정 및 자산 동결 ▶위폐·마약·담배 밀수 등 해외불법 활동에 관여하는 북한 무역회사의 금융거래 차단 ▶핵확산과 관련된 북한 핵심 인물들의 여행 금지 확대 ▶외교관 특권을 이용한 불법거래 감시 강화 등 거의 모든 범주를 망라하고 있다.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북한 최고 권력층으로 들어가는 자금줄을 끊어버림으로써 그들을 최대한 고통스럽게 하겠다는 것이다.



천안함에서 6자회담으로의 국면 전환을 바라는 북한과 중국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으며 미국이 초강수를 둔 배경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이 가능하다고 본다. 알맹이 없는 안보리 의장성명을 보완하는 의미일 수도 있고, 천안함 공격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한국 측 입장을 측면 지원하는 것일 수도 있다.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 난망(難望)하다고 보고, 고성능 채찍을 든 것일 수도 있다. 압박을 통한 ‘고사(枯死) 작전’의 시그널일 수도 있다.



미국의 의도가 어떻든, 분명한 것은 금융제재로 북한은 엄청난 고통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금융제재가 일단 시작되면 그물망처럼 연결된 국제금융의 속성상 그 효과는 즉각적이고 광범위하다. 2005년 미국이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에 예치된 2500만 달러의 북한 자금을 동결한 것만으로도 북한은 ‘피가 얼어붙을’ 정도의 고통을 호소했었다. 미국이 밝힌 내용대로라면 이번에는 그때보다 훨씬 치명적인 고통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금융제재의 현실적 위험을 똑바로 인식하고, 근본적인 태도 변화를 통해 상황을 안정시켜야 한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확실한 비핵화 의지를 보이고, 더 이상 천안함 공격과 같은 도발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다짐을 해야 한다. 만일 3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추가적인 도발로 미국의 금융제재에 대응한다면 그 후폭풍은 온전히 북한의 몫일 수밖에 없다. 천안함 사태에 대한 미·중의 적극적 개입으로 한반도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정부는 냉철한 상황 인식을 갖고 만반의 사태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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