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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대학교 국어문화원 ‘다문화가정 위한 쌍방향 교육’

국어를 사용하는 국민뿐 아니라 국적 취득을 희망하는 외국인에서부터 결혼이주민이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상명대학교 천안캠퍼스가 충남에서는 유일하게 국어문화원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을 받기 원하는 시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특히 국어교육이 절실한 다문화가정의 경우 교육을 통해 부부 사이에 깊게 자리한 언어·문화의 장벽을 넘어 가정이 새롭게 변화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언어와 문화 차이 이곳에서 극복했습니다”

강태우 기자



상명대에서 열린 다문화가정 국어교육시간, 엄마와 아들이 함께 화분을 만들고 있다. [상명대 제공]
#1 재성 엄마 먼 나라 한국에 와서 마음 고생 만치(많지)? 말도 통하지 않고 음식도 맞지 안아서(않아) 힘들지? 우리 서로 만이(많이) 이해하고 만이(많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참고 지내다 보면 고부간의 사랑이 깊어저서(깊어져) 친졍(친정) 어머니처럼(같은) 사이가 되것지(되겠지) 사랑한다. -베트남에서 시집 온 김티냔(30)씨에게 시어머니 이병찬(84)씨가 쓴 편지-



#2 사랑하는 우리 신랑 그동안 사랑주어서(해줘서) 고마워요~ 난 당신이(을) 참(정말) 사랑해요. 많이 가쳤주시(가르쳐 주셔서) 행복했어요. 난 당신이랑 우리 두 아들 있어서 정말 행복 합니다. 여보 영원히 사랑합니다. 7월 18일 사랑하는 아내가. -7년전 한국에 들어와 결혼한 이다겸(27)씨가 남편에게 남긴 글-



#3 사랑합니다. 울(우리) 가족 모두. 지은이 엄마, 지은이 키우느라 힘들지. 우리 지은이 동생 배속(뱃속)에서 세상에 나올려면(태어나려면) 2달 남았네. 세상이 다하는 날까지 항상 최선을 다하는 남편이 될께(될게) 사랑해…남편이. -남편 정희수(41)씨가 아내에게 쓴 편지-



국적 초월한 한결 같은 가족 사랑



국어문화원에서 베트남·필리핀 다문화가정을 위한 국어교육이 끝난 후 엄마와 시어머니 남편이 남긴 사랑의 메시지다. 맞춤법은 틀려도 글에 담긴 며느리, 아내, 자녀에 대한 사랑은 누구보다 깊고 애틋하다.



다문화가정을 위한 교육은 주변에 많이 있다. 주로 당사자만을 위한 교육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상명대 국어문화원은 다문화가정 구성원 모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아내는 물론 남편과 시어머니, 시아버지, 자녀가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서로 다른 나라의 관습과 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고민한다. 이른바 ‘쌍방향 언어·문화 이해 교육’이다.



‘언어·문화 장벽 ’이해와 배려로 극복



지난 17~18일 국어문화원에서 필리핀과 베트남 다문화가정을 위한 국어수업이 열렸다. 30가정이 교육에 참여했다. 상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 부부반과 자녀반, 유아반으로 각각 나눠 모두 5개 반에서 동시에 교육이 진행됐다. 남자들은 외국인 여성과 결혼한 다문화가정의 남편, 코시안(한국인 남성과 아시아 여성 사이에 태어난 혼혈자녀)의 아빠, 행복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했다.



특히 한국의 시어머니가 외국인 며느리에게 해서는 안 될 말, 한국 남편이 외국인 아내에게 해서는 안 될 말, 외국인 아내가 남편에게 해서는 안 될 말과 행동에 대한 교육을 통해 가족들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방향을 설정할 것 ▶서로 연민을 가질 것 ▶문화와 언어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끊임없이 해나갈 것을 다짐했다.



간단한 휴식 후에는 식구가 모두 모여 화분과 꽃바구니를 만들며 스트레스를 날리고 마음에 쌓인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화분을 사랑으로 기르며 공동체 의식과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교육 마지막 날에는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가족 대화법’ 강의가 열렸다. 각 가정은 부부와 자녀 사이의 대화법을 통해 ▶가족의 정의와 의사소통 방법·과정 ▶‘다르다와 틀리다’의 차이를 통한 자녀와 배우자 이해하기 ▶대화의 구성 요소와 소통 방법(커뮤니케이션의 효과는 말 보다 목소리와 몸동작에 의해 결정된다) ▶바람직한 대화 방법(칭찬, 감사, 함께하는 시간, 선물, 봉사, 육체적인 접촉)을 배웠다. 이어 열린 가족 장기자랑 대회에서는 남편과 아내, 아내와 자녀가 손을 잡고 필리핀과 베트남어로 동요를 부르며 하나가 됐다.



천안에 사는 여성결혼이민자 수는 1600여명이다. 국어문화원은 2007년부터 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모두 968명이 교육을 이수했다.  






구현정 상명대 국어문화원장

주민과 가족을 하나로 만드는 국어교육




-국어문화원은 어떤 곳인가.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 국어가 국제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세계 9위다. 하지만 국민들은 국어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되는대로 국어를 사용할 뿐 아니라 국어를 사용하면서 많은 어려움과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거친 언어 환경 속에서 국어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국어문화를 발전시키며, 국어를 사용해야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다가와서 교육을 받거나 교정을 받을 수 있도록 국어를 통해 세상을 돕고자 하는 기관이 국어문화원이다.



-왜 대학에 국어문화원이 생겼나.



대학에는 국어를 전공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학과가 있다. 그러다 보니 국어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소나 기관을 운영하는 곳들이 많다. 2005년에 국어기본법이 만들어지면서 문화관광체육부에서 전국의 이러한 기관 가운데 지역별로 한 곳을 국어문화원으로 지정, 국민의 국어생활이나 국어문화 발전을 위한 일들을 하도록 했다. 상명대는 충남도 대표 기관으로 지정됐다.



-주로 어떤 프로그램이 운영되나.



상명대 국어문화원에서는 크게 다섯 분과로 나눠 일을 하고 있다. 첫째는 국어사용에 관해 상담하고 교육하는 일이다. 둘째는 국어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이다. 셋째는 공문서나 도로 간판과 같은 공공언어의 국어사용 실태와 충남도민들의 국어사용 실태를 조사하는 것이다. 넷째는 ‘아름다운 가게 이름’과 같은 시상을 통해 지역민에게 국어에 대한 가치를 인식시키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상명대 특성상 어문대학의 다양한 외국어 전문가들을 통해 다듬어진 국어를 바탕으로 인근 기업의 제품설명서나 홍보물을 중국·일본·영어·독일·프랑스·러시아어 등으로 번역하는 일을 한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아름다운 가게 이름’ 상을 통해 우리말로 된 간판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점도 의의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다문화 가족들을 섬기게 된 일이다. 어떻게 보면 국어문화원에서 하는 일의 범주에서 끝부분에 속하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천안지역 특성상 결혼 이주민과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있고, 그분들에게 한국어를 교육하고, 자녀들의 학습을 돕는 일을 하며, 다문화 가정이 건강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상호 소통을 교육하는 일들은 가장 보람 있는 일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국어를 통해 지역사회를 섬기고자 하는 국어문화원의 목표대로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 늘 관심을 갖고 탐구하면서 우리의 역량에 맞는 일들을 묵묵히 해나가고자 한다. 처음 다문화가정을 위한 한국어 교육을 시작할 때와 견준다면 지금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체계가 안정됐다. 다문화센터와 같은 기관들도 설립돼 자원봉사 차원을 넘어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국어문화원이 아니어도 그 일을 할 수 있는 기관들이 있고 원하는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절실하게 국어를 통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계층이나 지역이 있는지 관심을 갖고 설립 때의 마음으로 지역과 함께 발전적 방향을 모색하는 기관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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