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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대기업 최대실적 잔치 속 중소기업은 찬밥 … 양극화 풀기

S전자는 2002년 미리 원가절감 목표액을 설정한 뒤 충전기 납품업체들의 납품단가를 일률적으로 낮췄다. 또 46개 부품업체에 휴대전화 부품 제조를 맡겼다가 생산 계획 변경 등을 이유로 이미 다 만들어 놓은 부품을 당초 납기일보다 2~8개월 늦춰 받아갔다.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데도 납품 물량을 폐기하면서 이를 하도급 대금에서 까기도 했다. 납품업체의 제조공정도 등 핵심 기술이 담긴 문서를 요청하기도 했다.



불공정 거래에 칼 빼든 공정위

이런 게 중소기업과 거래하는 대기업의 전형적인 불공정 행위다. 품질이 좋으면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만들어 글로벌 가격 경쟁에서 이기고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해서라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선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8년 S전자에 대해 과징금 115억원을 부과했다.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주 광주 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에서 이 사례를 대표적인 대기업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로 소개했다.



◆총리가 나섰다=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들이 잇따라 사상 최대의 실적을 발표하자 중소기업은 상대적 박탈감에 빠졌다. 그래서 국무총리가 나섰다. 정운찬 총리는 9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선진 기업문화의 기틀을 다져야 한다”며 “지식경제부와 공정위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중소기업 실태와 애로를 꼼꼼히 점검해 필요한 개선방안을 서둘러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정 총리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기업의 국제 경쟁력이 한 단계 높아지려면 기업문화가 갑(甲)과 을(乙)의 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총리직 유임이 확정되지 않은 정 총리가 경제 현안을 적극 주도하는 것에 대해 김창영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은 “유임 여부와 상관없이 할 일을 하시겠다는 것”이라며 “바른 방향인 만큼 씨앗은 뿌려놓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누가 조사받나=기업 양극화 탓에 조사가 시작된 만큼 흑자를 많이 낸 상당수 대기업이 조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최대 관심은 삼성·현대차·LG 등 대기업들이 직권 현장조사를 받게 되는지 여부다. 이에 대해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기업들이 막대한 순익을 낸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가 있었다면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특정할 수는 없지만 비중이 큰 제조업이 우선적인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제도개선도 추진 중이다. 공정위는 19일 국무총리실에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개선방안’을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납품단가 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 제도가 도입된다. 원사업자와 협의가 사실상 불가능할 경우 협의기간(30일)이 경과하지 않더라도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에 조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원가계산서·특허권·아이디어 등 중소기업의 기술자료를 대기업이 부당하게 빼앗거나 유용하던 관행도 차단하기로 했다. 하청업체가 개발한 신기술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 제공을 요청할 수 없도록 하되, 요청할 때도 반드시 서면으로 하도록 관련 법규를 바꿀 계획이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이번 특별조사를 ‘대기업 죽이기’로 생각해선 안 된다”며 “대기업의 이익이 불공정 행위 때문인지, 정당한 영업행위에 따른 것인지를 면밀히 구분해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신용호·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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