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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 대신 인삼·영지·생강 … 맥주의 세계는 무궁무진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국세청기술연구소 조호철 연구관의 홈 브루 맥주 레슨

서울 마포경찰서 뒤편, 마포구 아현동 618-19번지에는 101년 된 건물이 있다. 국세청기술연구소다. 대한제국이 1909년 탁지부(현 기획재정부) 소속으로 양조시험소를 설립한 것이 기술연구소의 출발점이다. 66년 국세청이 생기면서 소속이 바뀌었다. 전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술의 품질을 검사하고 술 제조법과 기술을 연구·개발한다. 술과 관련된 특허를 40여 개 보유하고 있다. 고구마를 이용한 고구마맥주 제조법과 가정에서 요리할 때 쓰는 술인 ‘미림’의 특허권도 연구소의 것이다. 최근 특허를 낸 ‘쌀맥주’는 상품화가 진행 중이다.



연구소 품질안전과에 근무하는 조호철(43·사진) 세무연구관은 책을 두 권 냈다. 그중 하나가 2005년에 나온 '나만의 맥주 만들기'다. 조씨는 99년 입사 4년차 때부터 양조기술에 대한 외국서적, 국내 고문헌을 공부했다. 2002년에는 ‘조호철의 주(酒)이야기’라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 술 빚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지금까지 사이트 방문자는 19만7000여 명에 이른다. 다음 카페에 개설된 맥주 빚는 동호회 회원 수도 1만4000여 명이다. 지난 15일 국세청기술연구소에서 그를 만나 홈 브루(가양주·집에서 만드는 술) 맥주의 노하우에 대해 들어봤다.



-홈 브루 맥주의 매력은.



“전 세계 유명 맥주는 대량 생산된다. 병맥주나 캔맥주는 맛이 획일화돼 별 차이가 없다. 직접 집에서 맥주를 만들면 홉을 많이 넣느냐 적게 넣느냐, 발효를 신속히 하느냐 오래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맛의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집에서 만든 맥주는 맛이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다. 맥주에 자신이 원하는 첨가물을 넣어 색다른 것을 만들 수도 있다. 홉 대신 영지를 넣은 영지맥주도 가능하다. 인삼이나 생강맥주를 만들 수도 있다. 새로운 맥주 레시피를 검증해 등재하는 책자도 있다. 맥주 도수와 맛을 검증해 다른 사람들이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여기엔 수천 개의 맥주 레시피가 들어있다.”



-국내 홈 브루 맥주 상황은.



“외국의 경우 발효통과 맥주병을 준비해놓고 고객들이 와서 맥주를 제조한 뒤 1~2주 후 다시 와서 병에 넣어 가져갈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1995년부터 홈 브루 문화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홈 브루가 가능해지면서 맛이 깊고 풍부한 술 제조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의 경우 캐나다 같은 홈 브루 시스템이 갖춰진 곳은 굿비어와 비어스쿨 등 2~3곳 정도다. 이곳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메이크비어와 미스터비어 등에선 맥주 원액과 각종 양조 도구를 살 수 있다.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술은 제조면허 없이 만들 수 있지만 이를 타인에게 판매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해선 안 된다.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자가소비용으로만 가능하다.”



-술 제조법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게 된 계기가 있나.



“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술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게 많다는 걸 알았다. 술을 제대로 알고 마시면 더 맛있고 대화의 소재도 풍부해지는데 일단 술 마시는 것 자체가 도구가 아니라 목적이 되는 것 같아 아쉬웠다. 외국 사람들은 영화에도 나오지만 맥주 한 병 갖고 서너 시간 펍에 앉아 보내기도 한다. 안주도 잘 먹지 않는다. 술과 술 마시는 곳에서의 여유를 즐긴다. 술문화를 즐기는 문화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계기였다. 개인적으로 맥주를 좋아한다. 맥주와 와인은 품질이 검증됐다. 술마다 스토리도 있다. 우리 술도 전 세계 소비자에게 어필하려면 더 진화, 발전해야 한다.”



-집에서 손쉽게 맥주를 만드는 방법에는 어떤 게 있나.



“가장 쉬운 방법은 가정용 맥주제조기인 비어머신(Beer Machine)과 커피믹스와 유사한 비어믹스(Beer Mix)를 이용하는 것이다. 비어머신에 물과 비어믹스를 채운 뒤 효모를 넣고 기다리면 맥주가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2만6000원대의 비어믹스 하나면 10L(500mL들이 약 20병)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 맥주 원액캔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맥주의 주원료인 맥아를 추출해 농축액으로 만든 것이 맥주 원액캔이다. 원액캔 하나로 20L 이상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 원액캔과 발효통과 몇 가지 기본도구만 있으면 준비가 끝난다. 종류가 무려 100여 가지를 넘어 다양한 맥주를 만들 수 있다. 필스너·에일·스타우트 등 원하는 타입의 맥주 원액캔을 선택해 적당량의 물에 붓고 설탕과 효모를 넣으면 약 30분 후 발효가 시작된다. 2~3주만 기다리면 맥주가 완성된다.”



조씨는 비어믹스와 맥주 원액캔을 이용한 인스턴트 방식 말고 가정에서 직접 맥아를 추출해 맥주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조호철씨가 소개하는 페일 에일 맥주 만드는 법



자가양조 쇼핑몰에서 맥아와 홉, 효모를 구입한다.

발효통 2개와 주방용품 몇 가지만 있으면 된다.



준비물

발효통(2개), 공기차단기(1개), 찜통 또는 전기밥솥(1개), 채반 또는 바구니(1개), 여과주머니(1개), 다시백(3개), 온도계(1개), 병과 병뚜껑(약 15개), 병마개기(1개), 필스너 또는 페일 에일 맥아(2㎏), 캐스케이드 또는 사즈 홉(18g), 효모(2티스푼), 설탕(120g), 락스(20mL), 물(13L)



제조법

(1) 맥아 2㎏을 여과주머니에 넣은 뒤 전기밥솥에 넣고 50도로 데운 물 8L를 붓는다. 보온으로 조작해 2시간 동안 당화시킨다. (2) 맥아주머니를 건져내 바구니에 올려놓고 당화액을 걸러내면 식혜와 같은 맥즙이 만들어진다. 77도로 데운 물 5L를 맥아주머니에 20~30분에 걸쳐 천천히 붓는 방법으로 진액을 회수, 9L의 맥즙을 얻는다. (3) 홉 8g을 다시백에 넣는다. 이를 찜통에 넣은 뒤 맥즙을 부어 1시간가량 팔팔 끓인 후 홉 5g을 첨가해 30분간 끓이고 나서 5g의 홉을 더 넣어 10분간 끓인다. 홉을 한꺼번에 넣으면 쓴맛은 남지만 향기가 부족해진다. (4) 맥즙이 담긴 찜통을 찬물에 담가 빠르게 냉각시킨 후 호스를 이용해 소독한 발효통에 옮긴다. (5) 맥즙을 긴 스푼으로 마구 저은 뒤 효모를 천천히 뿌리고 발효통 뚜껑을 닫는다. 공기차단기를 설치한 뒤 온도 18~25도로 4~6일간 발효시킨다. (6) 다른 발효통에 옮겨 담아 다시 4~5일간 2차 발효 후 이를 640mL 맥주병에 옮겨 담고 설탕 1티스푼을 첨가한다. (7) 병마개를 꽉 닫은 후 15도 안팎의 시원한 곳에서 10일 이상 숙성시키면 탄산가스가 생성된 나만의 맥주가 완성된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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