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엄마 된 행복’ 70일밖에 못 누리고 …

암에 걸린 뉴질랜드의 유명 여성 변호사가 의사의 낙태 권고와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아들을 낳은 뒤 숨져 현지인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뉴질랜드 30대 변호사, 배 속 아기와 목숨 바꾼 눈물의 모정

뉴질랜드 헤럴드 신문은 18일 “유명한 마오리(뉴질랜드 원주민) 변호사인 졸렌 파투아와 투이라베(34·사진)가 아들 루이를 낳은 지 10주 뒤인 지난달 말 유방암으로 사망했다”며 “그의 죽음은 자신을 희생하고 아기의 생명을 구한 ‘최후의 선택’이었다”고 전했다.



투이라베는 2006년 30세 생일날 유방암 진단을 받았지만 투병 끝에 암을 이겨냈다. 하지만 지난해 아들 루이를 임신한 사실을 안 직후 암이 재발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들은 그에게 살기 위해서는 당장 낙태하고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하지만 투이라베는 권고를 듣지 않고, 자신의 목숨 대신 배 속의 아기를 선택했다.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줄까봐 항암치료도 받지 않았다. 암세포가 몸에 퍼져가는 고통을 참고 또 참았다. 그는 결국 4월 14일 1.9㎏의 루이를 낳았다. 그의 동료 스펜서 웹스터는 “투이라베는 아기를 낳고 암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며 “이 같은 결정은 그가 얼마나 용기 있고 강한 여성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그의 두 가지 소원을 모두 들어주지는 않았다. 아들 루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동안 그의 몸에는 암세포가 빠르게 퍼져갔다. 너무 늦어 항암치료를 할 수도 없었다. 결국 그는 루이가 태어나고 10주 뒤인 6월 26일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편 롭의 팔에 안겨 조용히 숨을 거뒀다.



루이와 의붓딸 비톨리아(6)도 엄마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다. 그의 목숨과 바꾼 소중한 아들 루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었다. 그의 가족들은 투이라베가 두 달여 동안 짧지만 행복한 엄마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그의 의붓어머니인 재키 파투아와는 “루이를 낳은 건 딸이 오랫동안 간직해온 꿈이 이뤄진 것”이라며 “딸에게는 남편과 두 아이와 보낸 시간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을 것이고, 그래서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더욱 고통스럽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딸이 짧은 생을 살았지만, 엄마로서 그리고 변호사로서 이룩한 성취에 대해 모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이라베는 마오리 변호사협회의 공동회장으로 잭슨 리브즈 법률회사에서 환경과 마오리 관련법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남편 롭과는 지난해 10월 결혼식을 올렸다. 주위 사람들은 이들을 ‘가장 친한 친구이자 최고로 금실 좋은 부부’라고 불렀다. 마오리 변호사협회 공동회장인 데미안 스톤은 “투이라베는 마오리족의 권익을 위해 열심히 투쟁해온 변호사”라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희생정신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그의 장례식에는 동료 변호사와 판사 50명을 포함한 300여 명이 참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현목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