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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기고] 주택시장 살리려면 <하>

현재의 부동산 침체 원인이 거시경제에서 비롯되지는 않은 것 같다. 항상 수요가 초과됐던 수도권은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는데, 이미 인구감소를 겪고 있는 지방 광역시들은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급 문제라고 보기도 어렵다. 시장 침체의 원인을 규제 탓으로만 돌리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에 동의할 수는 없다.



대량공급 위주 주택정책 이젠 바꿔야

이런 것들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 밑바닥에는 심리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듯하다. 무엇보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팔 물건은 많은 반면 살 사람은 적고 그나마 살 의사가 있는 사람도 매입 시점을 늦추고 있다.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금리나 금융규제로도 수요를 억누르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하지 않았던가.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2002년 이후 큰 조정 없이 호황을 누려온 주택시장이 한번쯤 조정을 겪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급증한 부동산 관련 대출과 건설업체 및 금융기관의 부실 문제 역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이견은 있으나 전반적인 인구구조의 변화와 베이비 부머의 은퇴 역시 수용해야 할 변화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거시적 변화보다 작은 변화에 먼저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 수요는 변하고 있다. 최근 가장 고전하는 지역이 바로 경기도다. 그렇지만 얼마 전 판교의 고급 단독주택용지의 청약 경쟁률은 매우 높았다. 소형주택 수요가 늘면서 입지 좋은 오피스텔 사업장의 분위기도 남다르다.



은퇴 및 노후생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부동산을 현금화하려는 수요도 많다. 집을 사는 대신 좀 더 넓은 주택의 전세를 선호하는 경향까지 보인다. 시세보다 싼 보금자리주택 역시 입지가 좋은 곳으로만 수요가 몰린다. 재건축 아파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지만 이제 투자매력이 떨어진 상품이 됐다.



수요가 변하고 있다면 공급도 바뀌어야 한다. 지금의 미분양 사태는 2~3년 전의 시장 상황에 따라 마구 공급된 부작용이다. 고급화 일변도 도 한계에 이른 듯하다.



소비자는 아무 주택이나 사지 않는다. 다양한 목적을 최적화시킬 수 있는 상품을 신중하게 고르고 있다. 건설업계가 미래 시장을 내다보고 사업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주택업을 흔히 ‘천수답 산업’이라 한다. 그만큼 정책 의존도가 높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공급시장을 바꾸려면 반드시 제도 개선이 따라야 한다. 인구구조와 소비패턴의 변화가 정책에 담겨야 하는데 이건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다. 지금의 주택공급 제도는 20~30년 전 대량 공급목적으로 짜인 것이다. 거시·미시적 변화가 모두 일어나고 있다면 이제 정책도 바뀌어야 하지 않겠는가.



새 주택 공급과 아울러 기존 주택을 개선하는 일, 즉 유지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녹색성장에 부합하는 주택상품의 개발 및 기술보급도 시급하다. 건설사의 보증으로만 이루어지는 대출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지금 주택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위기 상황이다.



그러나 동시에 산업과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정부는 변화의 흐름에 맞는 제도의 손질이 필요하고 건설업계는 뼈아픈 구조조정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작업이 요구된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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