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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가 만난 시장 고수] 패트릭 망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사장

패트릭 망지(52)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사장은 글로벌 경제와 증시의 맥을 잘 짚어내는 전문가로 꼽힌다. 프랑스 국적인 그는 독일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 생활을 하다 2001년부터 8년간 프랑스 BNP파리바 본사에서 수석 투자전략가를 지냈다. 또 2003년부터 3년간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문가 자문집단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미국·유럽 긴축해도 더블딥 없을 것 … 시장 흔들릴 때 주식 사 두면 큰 수익”

2009년부터 신한BNP운용의 상품과 운용 부문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그는 올 들어 남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부쩍 바쁜 나날을 보냈다. 국내 최고의 유럽 경제 전문가로서 남유럽 위기의 파장을 묻는 인터뷰가 쇄도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그는 “글로벌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은 없을 것이며 시장이 흔들릴 때 주식을 사 모으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일관성 있는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다. 리스크 관리를 통해 펀드 수익의 변동성을 줄이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그렇다고 수익률이 처지는 것도 아니다. 신한BNP운용은 중앙일보와 제로인이 공동 실시한 올 상반기 우수 자산운용사 평가에서 대형사 부문 2위에 올랐다. 그가 대표 펀드로 내세우는 ‘신한BNPP좋은아침희망’은 올 상반기 6.9%의 높은 수익을 올렸다. 코스피지수 상승률(0.9%)을 6%포인트 앞지른 것이다.



-외국인이 운용 책임을 맡는 자산운용사가 국내에선 드물다. 투자철학은 무엇인가.



“ 경제 및 기업분석, 투자전략, 리스크 관리 등이 체계적으로 결합된 투자 프로세스만이 장기적으로 만족스럽고 안정적인 성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나는 변동성이 크지 않은 수익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리스크 관리 전담 조직을 별도로 두고 있다.”



-세계 경제가 과연 좋아질지 여전히 회의적인 투자자가 많은데.



“터널의 끝이 저만치 보이기 시작했다는 게 나의 판단이다. 유럽 쪽의 재정위기가 수습 국면에 들어섰다. 남유럽 사태는 유동성 위기일 따름이지 지급불능의 위기가 아니다. 유럽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한 1조 달러의 자금지원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에 충분한 조치다.



또 스페인의 일부 은행 등에 대한 부실화 우려가 제기됐지만, 유럽의 은행들은 다른 어느 지역의 은행과 견주어도 재무상태가 좋다. 재정건전화를 위한 각국의 긴축정책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 각국엔 재정의 낭비적 요소가 많다. 이를 제거하는 개혁 조치로 예산 감축의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1990년대 초에도 미국과 유럽 주요국이 긴축을 과감하게 단행한 적이 있지만 경제에 별 충격이 없었다.”



-이른바 ‘더블딥’은 오지 않을 것이란 얘기인가.



“그렇다. 물론 위기의 후유증은 앞으로도 꽤 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상처의 정상적인 치유 과정이다. 글로벌 경제가 그 상처로 다시 쓰러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직 달리지 못할 따름이지 걷는 데는 지장이 없는 완만한 회복 흐름이 이어진다고 본다. 그러면서 체력이 보강될 것이다.”



-기업들이 계속 좋은 실적을 내야 주가도 오를 텐데, 가능하겠는가.



“물론 글로벌 소비의 회복은 더디게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비용을 크게 절감해 강한 체질을 갖춘 기업들은 수요가 조금만 늘어나도 매우 큰 영업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 최근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한국 기업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의 글로벌 1등 기업들도 그렇다. 이들의 실적 신장은 꾸준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 투자자들이 펀드를 환매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은 계속될 것이다.”



망지 부사장은 코스피지수가 당분간 1700 안팎의 박스권에 더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 중 여기에서 벗어나 본격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경제가 정상화되는 신호로서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진단했다.



-한국 증시는 다른 나라 시장들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인데, 그 원인은 뭐라고 보나.



“한국 증시의 푸대접은 여러 요인이 뒤얽힌 결과다. 남북한 대치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 원화가 국제화되지 못한 데 따른 결제통화 위험, 수출 비중이 너무 큰 데 따른 경기변동 위험 등을 들 수 있다. 아울러 한국 시장에 대한 인지도가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 중 지정학적 변수를 제외하고는 결국 해소될 수 있는 문제들이라고 본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인지도와 수익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크게 좋아지고 있다.”



-PER(주가수익비율)를 잣대로 시장의 적정 주가 수준을 가늠해 본다면.



“현재 한국 증시의 예상 PER는 9.6배인 데 비해 선진시장 평균 PER가 13배, 신흥시장 평균은 10~11배 정도다. 한국의 PER는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의 중간선인 11배 정도까지 일단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만큼 다른 시장들에 비해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에 대한 걱정도 많은 게 사실인데.



“모든 것은 혁신에 달려 있다. 한국은 독일식 성장모델을 따라가야 할 것으로 본다. 독일은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면서도 섬세하고 세련된 제품을 생산해 낸다. 한국은 그럴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녹색성장을 제시한 것도 시의적절했다. 이제 관광·의료·금융 등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요구된다.”



망지 부사장은 한국인과 결혼했다. 20여 년 전 독일에서 교수 생활을 할 때 아내를 만났다. “한국에서의 나날이 매우 흥미롭고 만족스럽다”는 그는 “내년 말 임기 뒤에도 한국에서 계속 일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글=김광기 선임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패트릭 망지의 투자 철학



● 위험 관리가 우선 - 리스크 전담조직 따로 두고 운용 흐름 상시 점검



● 가치 중심의 투자 - 단기 성과에 집착 않고 장기 안정적 수익을 추구



● 운용 성과의 일관성과 연속성 - 규칙에 근거한 투명한 투자 프로세스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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