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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코리아, 길을 잃다 <하> 한국 의료가 날개 달려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6317억원의 진료 수입을 올렸다. 이 병원에는 의사 1227명, 간호사 1610명 등 5093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8.1명이 10억원을 벌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1918명이 61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0억원 매출에 3.1명, 유한양행(매출 6303억원, 종업원 1174명)은 1.9명의 인력이 들어갔다. 셋 다 매출액은 비슷한데 인력은 서울대병원이 한미약품의 2.6배, 유한양행의 4.8배 들어갔다.

이 같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의료업의 특성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의 손이 간다. 제조업처럼 기계가 사람을 대신할 수 없다. 그만큼 고용 창출 효과가 높다는 뜻이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첨단종합병원의 정성헌 원장(맨 오른쪽)이 러시아 환자들에게 종합건강검진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중앙포토]
최우수 두뇌집단인 의사들이 미래의 먹을거리를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에 찬반 입장을 보인 전문가 3명씩을 인터뷰했다.

◆일부 일치, 핵심 분야는 이견=법무법인 세승 김선욱 대표변호사는 “의사들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을 개발하도록 자본과 경영을 개방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제대 보건대학원 이기효 교수는 “가장 우수한 인적자원이 소비재(진료)에만 묶여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고영선 선임연구위원도 같은 의견이었다. 세 사람은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에 찬성했다.

하지만 반대 토론자 3명의 시각은 달랐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의료기기와 신약을 만드는 부분은 산업의 영역”이라고 찬성 토론자와 의견을 같이했다. 하지만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서비스는 그렇게 봐야 할지 의문이며 우수한 학생이 간다고 법학을 미래의 먹을거리로 만드는 게 올바른 생각이냐”며 의사가 미래의 먹을거리를 만들게 하자는 주장을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전략기획단장도 “나라가 발전하려면 제조업이나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면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예를 보면 의료 공공성이 높을 때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의사협회 시각은 다소 차이가 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조남현 전문위원은 “고용 없는 성장을 해결할 유일한 답이 의료산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강보험당연지정제(병원 문을 열면 무조건 건강보험 환자를 봐야 하는 제도)와 비보험 진료 가격 통제 등을 풀지 않고 투자개방형 병원을 도입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제3의 길=삼성의료원 이종철 원장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 산업자본이 들어오도록 투자개방형 병원을 허용하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지방 병원을 살리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최기춘 실장은 “의료산업화를 통한 경쟁력 향상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공공의료기관을 충분히 확충한 상태에서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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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신성식 선임기자, 허귀식·김정수·안혜리·서경호·남궁욱·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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