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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정명훈씨의 둘째 아들 부부 정선·신예원씨 ‘브라질 음악’ 앨범 내

정선(오른쪽)·신예원 부부의 든든한 후원자는 지휘자 정명훈씨다. 정선씨는 “아버지는 우리 부부가 하는 음악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언젠가 꼭 같이 공연하고 싶다며 보사노바를 공부할 정도”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세 아들 중에 특히 감각이 뛰어난 아이가 둘째였어요. 어디에 가도 예쁜 것을 제일 잘 찾아냈죠.”

서울시향 예술감독 정명훈(57)씨의 말이다. 그의 둘째 아들이 재즈 기타 연주와 작곡, 프로듀싱을 겸하는 정선(27)씨다. 건축설계사인 첫째 정진(29), 지휘를 시작한 막내 정민(25) 씨 사이에서 둘째는 어려서부터 아름다움을 골라내는 감각으로 부모를 놀라게 했다.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도 섬세한 ‘오감(五感)’ 증명서 중 하나다.

2003년 그가 뮤지션 한 명을 찾아냈다. 재즈 공부를 위해 뉴욕에 왔던 신예원(28) 씨다.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한 신씨는 2002년 ‘러블리(Lovely)’라는 앨범을 내고 대중가수로 데뷔했다. 이승환·김진표·윤상 등과 듀엣곡을 불러 유명해지기도 했다. 신씨는 “데뷔 뒤 음악적 사춘기 같은 시기를 겪었다”며 “내가 진짜 해야할 음악은 뭘까를 심각하게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신씨가 뉴욕에서 친구들과 재미 삼아 노래하는 걸 듣고 “브라질 음악을 하라”고 권해준 이가 정씨다. 정씨는 보사노바의 거장인 조앙 질베르토 전집 CD를 신씨에게 선물했다. 포르투갈어 선생님을 수소문해 구해주기도 했다. 정씨가 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성격이 너무나 밝고 긍정적이었어요. 브라질 음악에 이보다 잘 맞는 음색을 찾긴 힘들어요.”

둘은 2008년 결혼했다. 그리고 정씨의 예민한 감각은 역시 맞았다. 미국의 대표적 재즈 밴드 브래드멜다우 트리오의 드러머 제프 발라드, 브라질 음악의 대가인 에그베르토 지스몽치 등이 신씨의 목소리만을 듣고 새 앨범 녹음에 동참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 나온 신씨의 첫 브라질 앨범이다. 동시에 정씨의 프로듀서 데뷔 음반이기도 하다. 부부는 선곡부터 녹음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했다.

“브라질 음악의 첫 느낌은 아름답고 긍정적이지만, 조금 더 자세히 보면 특유의 한(恨) 같은 것이 느껴져요. 쉽게 친해졌다가도 금방 알 수 없어지는 사람 같아요.” 신씨의 말이다. 그는 앨범의 편곡에도 직접 참여했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등 브라질 음악의 대표적 레퍼토리를 자신만의 느낌으로 바꿔 넣었다. 여기에도 정씨의 도움이 있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들은 클래식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음악을 고루 흡수했던 경험으로 부인의 편곡 작업을 도왔고 직접 기타 연주도 맡았다.

둘은 앨범 수록곡으로 16일 오후 8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함께 공연한다. 정씨가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인천재즈페스티벌(12~18일) 무대에서다. 축제에는 마사히로 야마모토 밴드, 니콜라스 페이튼 쿼르텟 등이 참여한다. 신씨는 한국 공연 뒤 미국·일본·브라질에서 차례로 무대에 설 예정이다. 어려서부터 유별났다는 정씨의 감각이 세계 무대에서 어떻게 통할지 기대된다.

글=김호정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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