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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여름 슬럼프 이겨내려면

여름이다. 벌써부터 놀러 갈 장소를 정하고, 숙박시설을 예약하는 등 바캉스 계획을 잡느라 분주한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수험생들에겐 꿈 같은 얘기다. 특히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학생들은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좌절감으로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자칫 슬럼프에 빠질 수 있는 시기다. 여름 슬럼프를 겪으며 대입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두 명문대생이 후배 수험생들을 위해 ‘슬럼프 극복 노하우’를 전해왔다.

글= 최석호 기자
사진= 김경록 기자

“매일 공부량 일정하게 유지해야”

“고3 때는 매일 자정까지 학교 도서관에 남아 자율학습을 했어요. 그런데 2008년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성적이 생각보다 안 나온 거예요. 평소 1~2등급을 오가던 언어영역 성적이 3등급대로 떨어지면서 불안감 때문에 슬럼프가 왔죠.”

신현주(20·여·고려대 간호학과 1년·경희여고 졸)씨는 고3 수험생 시절 여름 슬럼프를 겪었던 원인에 대해 “확실한 목표가 없었던데다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공부 페이스를 잃어버린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6월 모의고사 결과 발표 이후 급한 마음에 대입학원에 다니면서 숙제로 내준 모의고사 문제풀이에만 급급하다 보니 ‘왜 틀렸는지’조차 모르고 넘어갔다”며 “내 공부가 아니었기 때문에 성적은 하향곡선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지원 대학과 학과도 확실히 정하지 않은 채 ‘명문대만 가면 된다’는 막연한 생각도 문제였다. 자신의 공부 패턴을 잃은 신씨는 모르는 개념이나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그냥 지나쳤다. ‘시험에 안 나올 것’이라고 자기 위안까지 했다. 슬럼프가 온 것이다. “책상에 앉아있어도 무슨 공부를 해야 할지 몰랐어요. 여름방학 막바지에는 ‘아무 대학이나 가도 좋으니 빨리 시험이나 봤으면 좋겠다’고 자포자기 상태가 되더라고요.” 3월 모의고사부터 줄곧 1등급을 받았던 수리와 외국어영역 성적이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9월에는 외국어가 2등급으로 떨어지더니 수능에서는 언어 2등급, 수리 3등급, 외국어 2등급을 받았다. 결국 2009학년도 대입에는 원서조차 넣지 못했다.

이듬해 1월 재수학원을 다니며 다시 공부를 시작한 그는 자신만의 ‘스케줄 관리 노트’를 만들었다. 하루 동안 공부한 과목과 단원, 공부시간을 적었다. ‘영어문법 기본개념 암기’ ‘수리 2007년 기출문제 풀이’ 등의 형식으로 공부 내용도 구체적으로 적었다. 날마다 공부를 끝낸 뒤에는 하루 공부량을 점검했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다음 날 보충하면서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당시 학원 수업을 제외하고 1주일 동안 스스로 공부한 시간만 60~70시간에 달했다. “스케줄 관리 노트를 만들면 내가 얼마나,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볼 수 있고, 모자란 과목이나 단원이 뭔지도 알 수 있어요. 현재 내 위치를 파악하고 채찍질할 수 있으니 슬럼프를 겪을 이유가 없었죠.”

신씨는 “여름 슬럼프를 예방할 수 있는 또 한가지 방법은 공부량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라도 건너뛰면 페이스가 끊겨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할지 잊어버린다”며 “1시간 동안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공부를 안 했다면, 잠자는 시간을 1시간 늦춰서라도 하루 공부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제풀이 위주의 공부법이 슬럼프 불렀다”

김도준(20·서울대 자유전공학부 1년)씨는 “자만심이 여름 슬럼프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기외고(당시 명지외고)를 다니다 6등급대의 내신성적 때문에 2007년 8월 자퇴를 택했고, 이듬해 3월부터 재수학원을 다니며 수능을 준비했다. 처음 서너 달은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오전 7시40분까지 학원에 나갔고, 정규수업이 끝난 뒤에도 오후 10시까지 자습실에 남아 공부했다. 3월 모의고사에서 언어·수리·외국어 2등급 수준이었던 성적은 3개월 만에 1등급으로 올랐다.

그러나 문제는 이때부터 생겼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다 보니 자만심이 생긴 것. 7월 중순 날씨가 더워지면서 책상에 앉아있기조차 싫었다. 김씨는 정규수업이 끝난 뒤 학원 친구, 형들과 함께 몰려다니기 시작했다. 자습실 대신 노래방과 당구장·게임방에서 오후 시간을 보냈다. 처음 배운 당구는 3개월 만에 ‘100’ 수준까지 실력이 늘었다.

공부를 해도 기본개념 복습은 간과한 채 문제풀이에만 급급했다. “기계처럼 문제집만 풀다 보니 ‘웬만큼 알겠네’ ‘아직 수능까지 한참 남았는데 천천히 하자’는 자만심이 생겼어요. 슬럼프는 수능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2009학년도 대입 실패의 원인이었죠.” 그해 수능에서 언어영역 성적이 2등급으로 떨어졌다. 다른 영역의 백분위 성적도 추락했다. 고려대와 서강대에 지원했지만,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2009년 3월 다시 공부를 시작한 김씨는 공부법부터 바꿨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치른 뒤 7월 초부터 두 달간 문제풀이 대신 기본개념 복습을 했다. "헷갈리던 개념을 완벽히 익혀 내 것으로 만들면 스스로 ‘열심히 하는 것 같다’는 뿌듯한 마음이 들어요. 슬럼프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죠.” 언어영역은 한 작품을 읽더라도 각 문단의 주제와 핵심어를 파악하는 훈련을 했다. 외국어영역에 대비해서는 주요 문법 사항을 정리하고 어려운 단어를 암기하는 데 시간을 투자했다. 수학은 어려운 개념을 정리한 자신만의 개념노트를 만들었고, 국사는 연대표를 만들면서 시대별 특징과 사건을 정리했다.

이렇게 여름 슬럼프를 극복한 그는 지난해 수능에서 외국어영역과 경제에서만 한 문제씩 틀리고 나머지 모든 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급한 마음에 문제만 풀려고 하다 보면 심한 슬럼프를 겪을 수 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처럼 여름방학 기간을 활용해 지금까지 공부한 기본개념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세요.”



선배들이 말하는 여름 슬럼프 극복 10계명

1 마음이 흐트러지면 슬럼프는 반드시 온다. 지원 대학과 학과 등 목표를 확실히 하라.
2 목표는 수능이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페이스를 유지하라.
3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개발하라.
4 혼자 모든 일을 해결해 나갈 수는 없다. 부모와 교사, 친구들에게 자신이 겪고 있는
힘든 점을 말하고 도움을 요청하라.
5 명문대 합격생들의 수기를 읽어라. 슬럼프를 극복한 사례를 보며 희망을 얻을 수 있다.
6 기본개념을 복습하며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라. 문제집만 풀다 보면 쉽게
질릴 수 있다.
7 기출문제 위주로 문제풀이를 하라. 사설기관 모의고사 문제는 너무 어려워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8 교사에게 질문을 많이 하라. 한 문제에 매달리다 보면 다른 과목, 다른 부분을 놓칠 수 있다. 수능까지 남은 기간은 많지 않다.
9 공부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면 하루 날을 잡아 확실히 놀아라. 앉아만 있다고 공부가 되는 건 아니다.
10 수리영역은 10-가·나를 다시 한번 복습하라. 기초가 흔들리면 수학을 포기하게 된다. 수학을 놓치면 다른 과목 공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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