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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언어가 힘이다 <25> 글쓰기가 경쟁력 ⑮

음악에서 리듬이란 음의 장단이나 강약 등이 반복될 때의 규칙적인 흐름을 이야기한다. 길고 짧고, 강하고 약한 게 있어야 리듬이 생긴다. 음악뿐 아니라 모든 것은 일정한 규칙에 따라 반복되는 흐름이 있을 때 부드럽게 굴러가고 좋은 여운을 남긴다. 글에서도 마찬가지다. 긴 문장이 이어지거나 짧은 문장이 계속되면 리듬감이 없어진다. 따라서 짧은 문장과 긴 문장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단어의 반복이나 일관된 연결로도 리듬을 살릴 수 있다.

글=배상복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기자

1. 장문과 단문이 조화 이뤄야 여운 남길 수 있어

[일러스트=강일구]
글을 쓸 때는 긴 문장과 짧은 문장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리듬이 생겨 부드럽게 읽히고 읽은 뒤 여운이 좋다. 도식화하면 단문→장문→단문, 장문→단문→장문 형태가 된다. 반드시 이와 같은 구조를 취하지는 못하더라도 가능하면 긴 문장 다음에는 짧은 문장, 짧은 문장 다음에는 긴 문장이 와야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다. 글을 쓰면서 이런 것까지 일일이 신경 쓰기는 쉽지 않지만 다 써놓고 다듬을 때 이런 요소를 반영하면 된다.

무슨 건물을 지었다 하면 뜻을 알기도 어려운 영어식 명칭을 갖다 붙이는 요즘 행태에 비하면 순 우리말로 된 ‘누리마루’ ‘나래마루’는 정말 값진 이름이다. 세계 정상이 모이는 역사적 건물임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아무쪼록 이번 정상회의가 외교적인 성과 외에도 우리의 앞선 정보기술과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말과 더불어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해설

장문→단문→장문→단문 형태로 긴 문장과 짧은 문장을 적절하게 나열함으로써 리듬을 살렸다.

잔꾀가 많은 여우는 어느 날 호랑이와 마주치자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머리를 썼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다는 것을 호랑이 너는 아느냐. 나를 따라와 봐라. 그럼 알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가 가장 힘센 존재로 알고 있던 호랑이가 말했다. “에이, 그럴 리가 있나? 네 말대로 한번 해보자, 그래.” 여우가 앞서 가고 호랑이가 뒤를 따랐다. 정말로 모든 짐승이 겁을 먹고 도망치고 있었다.

호랑이도 헷갈리기 시작했다. 붙어 다니다 보니 어느새 여우한테 정이 들기도 했다. 여우는 한술 더 떠 호랑이와 함께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호랑이 옆에 있으니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으니까(→호가호위·狐假虎威). 드디어 온갖 여우짓으로 호랑이를 꾀어 결혼하게 된다.

사실은 그동안 여우를 짝사랑했던 구름이 있었다. 바보같이 사랑을 제대로 고백해 보지도 못하고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다 여우와 호랑이의 결혼식을 지켜봐야 했다. 둘이 결혼하던 어느 맑고 화창한 날 구름은 애써 환한 미소를 지으며 간간이 눈물을 흘렸다(→여우비).

‘여우비’란 볕이 나 있는 날 잠깐 오다가 그치는 비를 말하며, 이런 날을 ‘여우가 시집가는 날’ 또는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한다. 이런 말을 모두 충족시키려면 위의 구성이 그럴 듯하다. 어쨌든 아름다운 말들이다. 우리의 풍부한 상상력과 정서를 고스란히 간직한 이들 정겹고 아름다운 말을 많이 사용했으면 좋겠다.

해설

비교적 짧은 문장으로 서술하면서도 단문과 장문을 적당히 섞어 리듬감을 살렸다. 이렇게 하면 읽은 뒤의 여운이 좋다.

2. 단어의 반복으로도 리듬 살릴 수 있어

단어를 반복하거나 일관되게 연결시키는 것으로도 리듬을 살릴 수 있다. 같거나 비슷한 어구를 되풀이해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수사법을 반복법이라고 한다. 한 문장 또는 문단 안에서 같은 단어나 어구(語句), 문장을 반복함으로써 감정적 호소의 효과를 높이는 표현 기법이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처럼 시어(詩語)의 운율을 맞춰 흥을 돋우거나 뜻을 강조할 때 많이 쓰인다. 반복법은 광고문구나 글의 제목에서도 유익하게 활용된다.

-“뽀뽀뽀 삐삐삐 뽀삐뽀삐”

-“누가 깨끗한 시대를 말하는가. 누가 깨끗한 소주를 말하는가.”

-“오늘도 반짝여 볼까? 반짝반짝 내 입술을 위한 반짝 파티”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 어른 손 아이 손 자꾸만 손이 가~, 언제든지 새우깡, 어디서나 맛있게~”

<반복법으로 리름을 살린 광고 문구>

-디자이너 없는 디자인 명가

-별들의 전쟁, 왕별은 누구인가

-서울은 시위 폭탄, 고양은 물 폭탄

-보물단지도 이런 보물단지가 없다

<반복법으로 리듬을 살린 글의 제목>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유난히 길고 더웠던 여름도 이렇게 막을 내리나 보다. 비가 그치면 맑고 푸른 하늘에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어 바람에 살랑거릴 것이다. 가을바람에 가녀린 몸을 떨며 살살거리는 꽃, 살사리꽃-. 그 이름을 아는가.

해설

‘원숭이 궁둥이는 빨갛다. 빨간 것은 사과다. 사과는 맛있다’처럼 정확하게 글의 끝 부분의 말을 다음 글의 첫머리에서 반복한 것은 아니지만 ‘비가’→‘비가’, ‘바람이’→‘바람에’→‘가을바람에’, ‘살랑거릴’→‘살살거리는 꽃’→‘살사리꽃’으로 앞말을 적당히 반복해 이어가며 연쇄적·점층적으로 리듬을 살렸다.



다시 듣는 국어 수업 -‘것이다’를 줄여 써라

‘~것이다’는 고리타분한 느낌
‘~한다’ ‘~된다’로 바꾸면 깔끔


‘~것이다’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것이다’가 글의 내용을 강조하거나 무게를 주는 것으로 생각해 마구 쓰다 보니 입버릇처럼 몸에 뱄기 때문이다. 특히 학자들이 ‘~것이다’를 많이 쓰는 경향이 있다. 글쓰기 책에서도 ‘~것이다’를 남용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심지어 문장을 끝낼 때는 ‘~것이다’로 하는 게 좋다고 가르치는 사람이 있으나 이는 과거의 타성에 젖은 탓이다.

‘~것이다’가 어쩔 수 없이 쓰일 때가 있지만 불필요하게 사용하면 글이 늘어지고 어설퍼 보인다. 내용을 강조하기는커녕 자신감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것이다’는 내용상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해야 한다. ‘~한다’ ‘~된다’ ‘있다’ 등으로 끝내도 될 자리에 ‘~것이다’를 마구 사용하면 고리타분한 느낌을 주어 읽는 맛이 뚝 떨어진다.

예문  수출입 기업들은 위안화 평가절상 여부나 절상 폭에 관계없이 사전에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해설  ‘것이다’가 불필요하게 말을 늘어뜨리고 고리타분한 냄새를 풍긴다. ‘세워야 한다’로 끝맺는 것이 낫다.

수정  수출입 기업들은 위안화 평가절상 여부나 절상 폭에 관계없이 사전에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예문  화가 나더라도 다른 남자와 자신의 남자 친구를 비교해선 안 될 것이다. 누군가와 비교당한다는 것 자체가 더 큰 화를 부르는 일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해설  ‘것이다’가 아무 의미 없이 글을 늘어지게 함으로써 읽는 맛을 떨어뜨린다.

수정  화가 나더라도 다른 남자와 자신의 남자 친구를 비교해선 안 된다. 누군가와 비교당한다는 것 자체가 더 큰 화를 부르는 일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예문  막연하게 여러 대학을 지원하다 실패하면 많은 후유증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논술 등 대학별 고사의 특징을 살펴 지원 전략을 잘 수립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능력에 맞게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해설  문장이 끝날 때마다 ‘것이다’를 사용해 지루한 느낌을 준다. ‘시달리게 된다’ ‘수립해야 한다’ ‘중요하다’로 끝맺는 것이 깔끔하고 중복도 피할 수 있다.

수정  막연하게 여러 대학을 지원하다 실패하면 많은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따라서 논술 등 대학별 고사의 특징을 살펴 지원 전략을 잘 수립해야 한다. 자신의 능력에 맞게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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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