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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게마인샤프트 아닌 게젤샤프트 MB맨들은 명분보다 현실 중시

“권력투쟁으로 비칠 수 있는 어떤 행위도 자제해야 한다.” 12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에서 나온 주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로 돌아가고 있다. 논란의 당사자들은 여전히 “누군가 (여권) 내부에서 장난을 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 “권력을 누리려는 사람들은 많고 세상을 바로잡으려는 사람에겐 힘이 없다”(정두언 의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권에서 이런 풍경은 낯설지 않다. 내부 갈등 말이다. 특히 이명박(MB)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이 더 치열하게 싸우는 형국이다. 2008년 초부터 주기적으로 되풀이돼온 일이기도 하다. <중앙일보 7월 9일자 2, 3면>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에서 내부 암투가 특히 심하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우선 이 대통령 측근들의 이질성이 문제로 꼽힌다. MB맨들은 박영준 국무차장을 비롯한 ‘친이상득계 의원과 선진국민연대파’, 정두언 의원과 40~50대 전문가 그룹이 주축인 소장파, 그리고 재야 출신 인사들이 주축인 이재오계 등 세 축으로 구성돼 있다. 중앙대 장훈(정치외교학) 교수는 “이들 사이에서 동질적인 정책적·이념적 정체성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들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것도 아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람들은 1970년대부터 20여 년간 민주화운동을 함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90년대부터 지방분권을 연구했다. 하지만 MB맨의 대부분이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기간은 기껏해야 4년 정도다. 그나마 오래됐다는 ‘조직’인 안국포럼이 결성된 게 2006년 하반기였다.

전직 대통령의 측근들이 명분(민주화·지방분권)으로 묶인 반면 이 대통령 사람들은 ‘선거 승리’란 현실적 목표를 두고 뭉쳤다는 것도 차이점의 하나다. 이 대통령 사람들은 2002년 서울시장 경선, 2007년 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 대선을 앞두고 집중 영입됐기 때문이다. 여권 내에선 “이명박 사람들은 게마인샤프트(공동사회)보단 게젤샤프트(이익사회)에 가깝다”는 비유가 나오는 까닭이다. 연세대 황상민(심리학) 교수는 “이익을 위해 뭉친 집단이어서 결국 이익을 두고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니 MB맨들의 충성도는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선거 승리’란 공통의 목표를 달성한 이후 각자도생을 추구하면서 암투를 벌이는 일이 잦은 건 이 때문이다. MB 비서그룹 중 상당수가 이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2008년 총선에 출마했다. 당시 이 대통령의 두 시간 정도 설득으로 출마 의사를 접은 이가 박영준 차장이다. 이 대통령과 5년여를 함께한 한 측근은 “경선 때 같이 고생했던 사람들이 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대통령의 뜻을 잘 알고 일할 사람이 별로 없다는 걸 대통령도 아쉬워한다”고 토로했다. 이 대통령의 ‘논공행상(論功行賞)’ 문제도 거론된다. 여권 핵심 인사는 “정권 초부터 논공행상에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상득계가 약진하고 대선 기여도가 높지 않은 중립 인사들이 중용된 반면, 이재오계와 소장파는 소외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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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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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