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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나오토 ‘소통 없는 리더십’이 참의원 선거 참패 불렀다

“목표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로 끝났다. 소비세 인상 문제를 언급한 것이 국민에게 당돌한 느낌으로 전달된 것 같다. 사전 설명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이 (선거의) 가장 큰 패인이라고 생각한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밝힌 참의원 선거 패배의 이유다. 12일 새벽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그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새로운 출발선에 선 마음으로 정권을 이끌어가겠다”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내각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참의원 정원의 절반인 121석을 새로 뽑은 11일 선거에서 민주당은 44석을 얻는 데 그쳤다. 기존 62석을 더해도 106석밖에 되지 않아 참의원 과반(122석)에 못 미친다.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신당과 합쳐도 110석에 그친다.

반면 야권은 과반 확보에 성공해 참의원을 장악하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얻은 의석 수는 자민당 51, 모두의 당 10, 공명당 9, 공산당 3, 사민당 2, 개혁신당 1, ‘일어나라 일본’ 1석 등이다.

소비세 인상 문제는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였다. 그러나 소비세 인상 자체에 대한 반발보다는 제안과 논의 과정에서 보여준 간 총리의 불성실성에 유권자들이 불신을 던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간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대로 설득, 즉 국민과의 소통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11일 선거 출구 여론조사에 따르면 “소비세 인상이 필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60%를 넘었다. 반대로 “소비세를 인상할 필요 없다”는 답변은 20%에 불과했다. 다수가 소비세 인상의 불가피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간 총리는 총리 취임 열흘도 안 된 지난달 17일 느닷없이 “소비세 인상을 초당적으로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민당이 제안하는 10% 수준 인상안을 참고하고 싶다”고 했다. 막대한 국가 채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세 인상이 불가피한데, 제1야당인 자민당도 10% 정도의 인상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교묘히 이용한 것이다. 재정 재건을 위한 총리의 결의 표명이라기보다는 전임 하토야마 내각의 잔재인 주일미군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와 정치자금 문제에서 국민의 눈을 돌려놓기 위해서라는 인상이 강했다. 소비세 인상에 관한 간 총리의 확고한 신념도 보이지 않았다. 여론이 반발하자 “(소비세 인상에 관한) 초당파 협의를 이끌어 내는 게 목표”라고 일보 후퇴했다. 기자들의 집요한 질문을 피하기 위해 아침, 저녁 관저에서 이뤄지는 출입기자들과의 ‘부라사가리(매달린다는 뜻)’ 취재도 거부했다. 정권 출범으로 지지율이 회복된 틈을 타 선거를 치르기 위해 주요 법안을 폐기하면서까지 정기국회를 조기에 마무리하는 무리수를 두기도 했다.

간 총리의 공약은 민주당 동료 의원들도 설득하지 못했다. 당에서는 “내부 논의 한 번 없이 총리 입에서 소비세 발언이 나왔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요네쿠라 히로마사(米倉弘昌) 일본 경단련 회장은 12일 “선거 패배의 직접적인 요인은 소비세 인상 문제가 아니라 신용을 잃은 국정운영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칼럼에서 “불리한 상황에선 도망치고 약점을 들추면 발끈하는 등 제멋대로인 총리의 태도가 국민을 실망시켰다”며 “이 때문에 소비세 논의의 취지를 흐려버렸다”고 분석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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