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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돋보기] 아침에 술 깬 줄 알고 운전? … 그래도 음주운전

2008년 9월 관광버스 운전기사 신모씨는 부부싸움을 한 뒤 홧김에 오전 2시까지 혼자 소주를 마셨다. 반 병 정도를 마셨을까. 신씨는 “아침까지 술기운이 남으면 운전을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다. 그는 술을 그만 마시고 잠을 잤다. 아침이 되자 신씨는 평소대로 출근해 버스를 운전했다. 오전 9시쯤 그가 서울 응암동을 지날 때 아침 음주 단속을 하는 경찰이 버스를 막아 섰다. 신씨는 당연히 술이 다 깼을 거라 생각하고 음주 측정에 응했다. 그런데 측정 결과는 혈중 알코올농도 0.054%였다. 단속기준 0.05%를 넘은 것이다. 신씨는 벌점 100점을 부과받았다. 그는 3개월 전에도 교통 사고로 벌점 25점을 받은 상태였다. 이 때문에 면허 취소 기준 벌점을 넘어 운전면허가 취소됐다. 신씨는 “징계가 지나치게 무겁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을 맡은 수원지법은 신씨의 손을 들어줬다. 행정1단독 허성희 판사는 “ 음주와 운전 사이에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어 신씨가 음주운전에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운전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씨가 운전을 직업으로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다른 직업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반영됐다. 벌점 누적에 따른 면허 취소 기준에 대해서는 “행정 사무 처리 준칙일 뿐 법적 효력은 갖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2심을 맡은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고영한)는 “운전면허 정지 처분은 적정하다”며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빈번하고 그 결과가 참혹할 때가 많아 엄격히 단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운전이 신씨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주요 수단이라고 해서 반드시 감경 처분을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신씨가 과거 두 차례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것과 여섯 차례의 교통사고를 저지른 점도 지적됐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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