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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장 - 정치파업 배제’ 믿음으로 16년째 노사 윈 - 윈

현대중공업 노조가 12일 또 무분규로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했다. 기본급 4%(7만1050원) 인상, 성과급·격려금 등 보너스로 1인당 평균 1800여만원 지급, 타임오프제 수용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날 전체 조합원 1만6382명 중 95.6%가 참여한 찬반투표에서 66.5%(1만406명)의 찬성으로 확정했다.

16년 연속 무쟁의 기록을 세운 것이다. 오종쇄(49)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노사 간의 신뢰가 쌓인 결과”라고 말했고, 노무담당 김종욱(57) 상무는 “회사가 잘되면 조합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가족까지 챙겨온 결과”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달라진 계기는 회사가 원칙을 지킨 것이었다. “회사 문을 닫는 한이 있어도 노사 간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1993년부터 2년 연속 무노동 무임금을 고수하자 근로자 가족들이 파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그 영향으로 노조원들이 무쟁의 타결 서명운동에 나서자 집행부도 파업을 강행할 수 없었다.

98년 외환위기는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오던 무파업 전통을 굳혀줬다. 오 위원장은 “이웃 현대차가 1만 명에 가까운 구조조정을 했지만 현대중공업은 단 한 명도 강제로 내보내지 않았다. 이때부터 노조원들이 고용 안정 약속의 진정성을 믿게 됐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배경은 2004년 시작된 노조의 독자 노선이다. 당시 하청업체 노조원의 분신자살 문제로 정치파업에 앞장서라는 민주노총의 요구에 반기를 들어 민주노총 제명을 자청하고 나선 뒤부터 집행부가 외부 간섭 없이 노조원의 이익 챙기기에 힘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신뢰는 노사가 함께 쌓아갔다. 무쟁의 원년인 95년까지 현대중공업의 직원 연봉은 현대차에 뒤처진 상태였다. 그러나 회사가 파업 비용에 해당하는 액수만큼 임금을 인상해 지난해 말에는 직원의 평균 연봉이 현대차보다 1000여만원 앞섰다.

또 1만7000여 가구의 사원아파트를 건설해 시가보다 30% 싸게 분양했고, 3개월 과정의 주부대학을 개설해 1만1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대예술회관 등 7개의 문예회관을 지어 직원과 가족을 위한 100여 개 재교육·취미생활 강좌를 운영하고 수준 높은 공연·전시회를 개최해 문화에 대한 갈증도 해소했다.

현대중공업은 또 회사 인근에 울산대병원을 지어 직원들의 치료비 전액을 회사가 부담하고 있다.

울산=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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