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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악덕 상술에 우는 노인 더 늘기 전에 …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이래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구 5명당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사회가 되는 것이다. 사회의 고령화에 따라 등장하는 노인 문제 중 대표적인 문제가 ‘노인 소비자 문제’다. 노인 소비자 문제는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의 경제력과 건강, 활동성이 있는 노인들이 증가하는 반면, 노인 소비자를 둘러싼 소비환경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다루기 어려운 정보 관련 상품의 발달,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춘 상품 개발, 지나치게 어렵고 작은 글씨의 상품 설명서, 다양한 판매 방법이나 상술은 심각한 노인 소비자 문제를 낳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노인 소비자들은 신분 사칭 허위 상술, 최면 상술, 강습회 상술, 홈파티 상술 등 비정상적인 악덕 상술에 의해 피해를 보는 비율이 높다. 구매 방법에서도 일반 판매보다는 방문 판매, 다단계 판매, 노상 판매 등의 특수 판매에 의한 피해가 많다. 낮에 집에 혼자 있는 노인들이 무료함을 달래려다 보니 악덕 상술의 피해자가 되기 쉬운 것이다.

노인 소비자들은 일반 소비자들에 비해 제품 안전 문제에 대해 상담하는 비율이 높고, 특히 식품·의약품 등으로 인한 피해를 많이 상담한다. 여러 노인성 질환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성능이 과장된 고가의 건강 보조식품 구매로 인한 문제를 상담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아직까지는 미미하지만 실버상품, 요양원 및 상조서비스, 여가 서비스 등과 관련된 피해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인 소비자 피해는 발생하면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판매업자들은 노인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없도록 분쟁 해결 기준과 청약 철회기간을 교묘하게 피해가면서 영업을 하고 있다. 더욱이 노인 소비자들은 소비자 피해를 당하고도 창피해하며 이를 ‘본인의 잘못’으로 돌리는 심리적 특성이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지난해 접수된 60세 이상 노인 소비자 상담건수는 전체의 2.7% 정도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인 10.7%와 비교할 때 아주 적은 비율이다. 대부분의 노인이 피해를 보고도 상담조차 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인 소비자 문제는 일반 소비자 문제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별도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미국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고령자 관련 법률’ 등에서 고령자에 대한 사기적 거래·범죄 전반에 대해 가중처벌을 하고 있다. 일본은 ‘특정 상거래에 관한 법률’과 ‘소비자 계약법’에 계약의 취소권 규정을 둠으로써 부당 계약의 표적이 되기 쉬운 노인 소비자를 보호하고 있다.

노인 소비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인 소비자 피해와 관련이 깊은 ‘방문 판매에 관한 법률’ 등의 개정과 함께, 질병이나 노령으로 법률 행위를 할 수 없는 경우 후견인을 선임해 법률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성년 후견인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또 노인 소비자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인에 대한 소비자 교육을 강화하고, 소비자 피해를 당하고도 피해를 상담조차 하지 못하는 노인 소비자를 위해 ‘찾아가는 상담’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소비자 관련 기관들이 노인들과 자주 접촉하는 노인 관련 단체 및 종사자, 지역 공동체 등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것이다.

김영신 한국소비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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