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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오늘 출항 ‘어윤대의 KB호’ 항로는

13일 취임하는 어윤대 KB금융 회장. 그는 체력이 떨어진 KB금융의 원기를 회복시키고 인수합병(M&A) 경쟁에서도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중앙포토]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13일 취임한다. 그의 취임은 국내 금융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대형 이슈다. 당장 어 회장은 체력이 떨어진 KB금융지주의 원기를 회복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누구를 행장으로 임명할지도 관심의 초점이다. 이런 게 내부 과제라면 외부로는 다시 불 붙은 금융지주사 인수합병(M&A) 전쟁에서 효율적인 전략을 펴는 것이다. 지금 금융업계는 ‘메가뱅크’를 두고 찬반 양론이 갈린다. 여기에 얽혀 있는 게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다. 메가뱅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어 회장이 내부 개혁을 완성하고 국내 금융산업을 발전시킬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어윤대 KB금융호’가 13일 닻을 올리고 출항한다. 금융시장이라는 큰 바다는 벌써부터 출렁거린다. 어윤대호가 항로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은행권의 인수합병(M&A)이다. 어 회장은 내정 직후부터 “내실 있는 대형화를 통해 KB금융을 금융계의 삼성전자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영화할 우리금융지주에 관심이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가 다시 불을 지핀 ‘메가뱅크’론은 처음부터 만만찮은 역풍을 맞고 있다. 국내 은행의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총론에 찬성하던 전문가 사이에서도 어 회장이 제시한 메가뱅크 방법론에 대해선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

◆금융시장 판도 변할까=금융전문지 ‘더 뱅커’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국내 은행 중 세계 1000대 은행에 포함된 곳은 9개에 불과하다. 이 중 KB금융(기본자본 기준)이 69위로 가장 높다. 이어 우리(71위), 신한(87위)의 순이다. KB금융이 우리금융지주와 합병하면 자산 규모만 651조원에 달하는 세계 50대 메가뱅크가 탄생하게 된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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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규모가 크면 여러 장점이 있을 수 있다. 우선 인력과 지점망에 드는 고정비용이 줄게 된다. 새로운 상품의 판매망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세계 시장에 나가 경쟁하는 데도 유리하다.

반면 대형화한 은행이 흔들리기라도 하면 금융시장과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메가뱅크의 부실화는 거의 메가톤급 폭발력을 지닌다. 더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에선 금융회사가 커지는 걸 막는 게 대세다. 이 시점에 한국에서 대형화를 추진하는 게 과연 옳은 방향이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노조의 반대 이유는 역시 고용불안이다. 금융노조는 메가뱅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구조조정을 경계하면서 은행의 대형화에 반발하고 있다.

이를 의식해 어 회장은 향후 2년간 M&A에 나서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은행 M&A는 앞으로 금융시장을 달굴 뜨거운 이슈다. 국내 4위인 하나금융지주도 우리금융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외환은행은 이미 매물로 나와 있다.

하나금융은 우리금융과 주식교환 방식을 통한 합병을 추진 중이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합병하면 총 자산 535조원대의 업계 1위 금융지주로 발돋움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두 금융지주가 결합하면 중복 점포 문제도 적어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되면 KB금융은 계속 2위로 남게 돼 어 회장에게도 부담이 된다.

어 회장은 13일 취임과 동시에 KB금융지주의 가치를 30% 이상 높이는 것을 목표로 잡고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에는 인력 재배치 같은 내부 개혁에 치중하다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리면 M&A의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장 인선은=국민은행장 인선은 어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꺼내 들 첫 번째 카드다.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보여줄 기회이자, KB금융의 항로를 예측할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어 회장은 지난 8일 “취임 이후 열흘 이내에 차기 국민은행장을 선임하겠다”며 “은행 내부에서 발탁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지난달 17일 이사회를 열고 행장 선임 규정을 바꿨다. 지주사 회장과 사장, 사외이사 2명이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장이 후보를 추천하면 다른 위원들이 승인하는 방식이다. 회장이 행장을 낙점하는 체제다. 원래는 사외이사들로 구성되는 행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뽑았지만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방식을 뒤집었다. 어 회장이 조속히 행장을 선임하겠다는 것은 조직을 안정시키고 강정원 행장 중도 퇴임에 따른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현재 전·현직 국민은행 부행장들이 행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계열사 대표 출신으론 이달수 KB데이타시스템 대표와 정연근 전 KB데이타시스템 대표가 있다. 두 사람 모두 국민은행 부행장을 지냈으며, 대구상고를 나왔다. 은행과 지주회사 내부에선 최기의 전략그룹 부행장, 심형구 신탁연금그룹 부행장, 민병덕 개인영업그룹 부행장, 최인규 KB금융 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차기 행장의 과제도 만만찮다. 무엇보다 회사를 효율화해 경쟁력을 다시 찾는 게 숙제다. 리딩뱅크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체력이 약한 편이다.

국민은행의 직원 수는 올 1분기 기준으로 2만5000명 선이다. 지점도 1195개에 달한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5202억원에 그쳤다. 1인당 생산성을 따지면 2017만원 수준이다. 이를 신한은행과 비교하면 큰 격차가 난다. 신한은행 직원은 국민은행의 절반 수준인 1만2000여 명이다. 그런데 당기순이익은 국민은행보다 많은 5885억원을 올렸다. 1인당 생산성은 4560만원으로 국민은행의 두 배가 넘는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주가를 봐서도 신한은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데 비해 국민은 그렇지 못하다. 새로 임명되는 행장은 조직을 빨리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윤·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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