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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찰, 사랑받고 싶은가

일선 경찰서장이 지휘부인 서울경찰청장을 공개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경찰 사상 초유의 일이다. 상명하복(上命下服)을 존중하는 경찰이기에 충격 또한 크다. 감정에 앞서 먼저 국민과 조직의 위상을 생각했어야 했다. 경찰을 위한 충정으로 백번 이해하더라도 참는 게 옳았고, 청장에게 직접 당당하게 할 말을 했어야 했다.

경찰은 정치단체도 사회집단도 아닌 법 집행기관이다. 경찰은 법과 원칙을 따져야 한다. 경찰 스스로 파행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공인으로서 지켜야 할 정도와 따라야 할 순리가 있다. 경찰의 언행은 경찰의 위상과 명예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에 공인답고 경찰다워야 한다.

청장은 실적과 성과를 평가하며 일선 경찰을 독려할 수 있다. 이는 지휘권의 행사이며 통솔 수단의 일환이다. 다만 예기치 못한 문제점과 역기능을 수정 보완하면서 완급과 강도를 조절하며 무리 없이 추진하면 된다. 특히 지휘부에서는 일선 경찰의 말 못 하는 고충과 불만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귀와 눈과 느낌으로 이해하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자칫 조직이 동요되거나 갈등과 분열로 이어져서는 결코 안 된다.

경찰의 부정과 비리는 경찰의 위상과 명예를 한순간에 실추시킨다. 이는 곧바로 경찰 불신으로 이어지고 경찰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에 장애요인이 된다. 국민과 경찰을 위해 반드시 혁파돼야 한다. 지난 한때 부패했던 미국 경찰은 뼈를 깎는 자정(自淨) 노력으로 고리를 끊었다. 함정수사로 부정한 동료를 색출하여 처벌했다. 지금도 경찰 부정은 중범으로 다스린다. 그래서 오늘날 국민의 절대적 신뢰를 받으며 선진 경찰을 자랑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계층 간의 갈등, 대립과 투쟁, 법 경시 풍조, 과격한 시위문화는 치안수요의 가중 요인이 되며 경찰 본연의 책무인 민생치안에 부담을 주고 있다. 경찰의 공정하고 강력한 법 집행이 요구되는 치안여건이다.

주재관 시절 보았던 미국 경찰은 프라이드가 강하고 청렴하며 공정한 법 집행으로 국민의 신뢰가 두터웠다. 무서우리만큼 강력하게 공권력을 행사하며 질서를 잡는 것을 보면서 ‘강력한 법 집행이야말로 국민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임을 실감했다. 경찰이 청렴하고 헌신적이며 정의로울 때 국민이 신뢰한다. 이는 경찰이 경찰로서의 프라이드를 가질 때 가능하다. 특히 청렴은 불의와 비리를 예방하는 백신과도 같으며 경찰로서의 프라이드가 강할 때 싹이 튼다. 프라이드는 옳고 그름을 분별케 하며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용기도 주며 수치심도 느끼게 한다. 정의롭고 의연하며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헌신봉사의 마음도 갖게 한다. 경찰이 프라이드를 가질 때 보람과 의욕과 열정이 솟는다.

최근 경찰 지휘부에서는 경찰개혁 시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부패는 전염된다. 과감하게 도려내야 한다. 동료와 선배들이 서로 본을 보이고 타이르며 그래도 안 되면 과감하게 스스로 정리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경찰은 국민이 있기에 존재한다. 하는 일의 초점도 국민에게 맞춰야 한다. 15만 경찰이 한결같이 프라이드를 갖고 국민을 위해 헌신할 때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경찰이 될 것이다.

윤웅섭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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