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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CEO 이색 피서법

국민레미콘 배조웅(67) 대표는 여름휴가 때마다 템플 스테이(사찰 체험)를 한다. 이번 여름엔 강원도 오대산 상원사에 머물 예정이다. 올해로 30년째다. 배 대표는 연예인 탁재훈(본명 배성우)의 아버지로, 특유의 친화력 덕분에 어느 모임에서든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템플 스테이에서만은 예외다. 그는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조용히 수양을 하면 머리가 저절로 맑아진다”며 “굳이 불교신자가 아니어도 최고경영자(CEO)에겐 최고의 재충전 방법”이라고 말했다. 세속을 떠나 있으면 ‘세속 경영’이 더 쉽게 들어온다는 조언도 했다. “한번은 실적이 나빠져 무작정 템플 스테이를 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현장’이라는 화두를 얻었다. 다음 날부터 (본사가 아닌) 사업장으로 출근해 기사들에게 음료수와 장갑·담배를 나눠주며 인사를 했다. 신기하게 저절로 매출이 오르더라.”

본격적인 피서철이다. 중소기업에는 ‘나만의 휴가 노하우’를 자랑하는 CEO가 여럿 있다. 친목 도모부터 나 홀로 명상, 아이디어 여행, 임직원 화합형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중소기업중앙회 이원섭 문화경영팀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소기업 CEO들에게 ‘휴가는 사치’라는 거부감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 반대”라며 “일부 기업은 안식 휴가, 레저 휴가 등을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충전을 통해 활력을 얻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스포츠용품 유통업체 비바스포츠를 경영하는 권오성(51) 대표는 “휴가는 ‘아이디어 창고’”라고 정의한다. 그는 휴양지보다는 도심으로 휴가 가기를 선호한다. 이번에는 엑스포가 한창인 중국 상하이에 다녀올 계획이다. 핫이슈가 있는 곳에서 사람을 만나고, 유행도 익히는 게 유익하다는 것이다. 그는 “얼마 전 남아공 월드컵을 가보니 부부젤라가 최고 화제더라. 그러나 내 눈에는 부부젤라의 굉음을 막기 위한 이어폰 판매라는 비즈니스 기회가 보였다”고 덧붙였다.

경북 영천에 있는 동양종합식품의 강상훈(46) 사장은 8월에 회사 인근 경주에 있는 콘도미니엄을 예약해두었다. 강 사장은 “각자 개별 휴가를 다녀온 다음 직원과 직원 가족들을 초청해 야유회 겸 회사 설명회를 할 생각이다”며 “직원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라고 소개했다.

본지가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 CEO 102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여름 휴가 계획을 세운 경우는 78.4%로 나타났다. CEO들은 주로 가족·친지와 친목 모임을 가질 예정(53.9%)이다. 그 다음이 미래 구상을 위한 개인 활동을 하겠다(18.6%)고 답했다. 다음은 골프·등산 등 여가 활동(16.7%), 임직원과 단체여행(3.9%), 세미나·박람회 참석(3.9%) 순이었다. 이들의 평균 휴가 예정일수는 3.8일이었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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