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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프런트] 운동복 벗으면 열공모드 … 자격증 94% 합격도

“운동만 할 줄 아는 ‘기계’는 필요 없습니다. 운동선수도 사회에 적응하려면 자격증 취득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효과 보는 대전 ‘운동선수 방과후학교’

9일 오후 8시 대전시 서구 도마중에서 만난 이 학교 사격부 3학년 조민우(15)군. 조군은 자신이 지난 5월 취득한 워드프로세서 1급 자격증을 보여 주며 환하게 웃었다. 1학년에 입학한 이후 사격을 시작한 조군은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부족한 교과 학습은 학교가 마련해 준 ‘운동선수를 위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해 보충했다. 쉬는 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혼자 컴퓨터 프로그램 작성법을 익혀 자격증도 땄다. 조군은 “머리가 텅 빈 운동선수라는 말을 듣기 싫어 공부한다”고 말했다.



9일 오후 대전 도마중학교 사격부 학생들이 실내 사격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대전 도마중학교 컴퓨터 교실에서 9일 오후 사격부 학생들이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을 이용, 차트 그리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날 조군을 포함, 사격부 학생 20명은 오후 6시까지 두 시간 동안 사격 훈련을 했다. 이어 오후 7시부터 두 시간 동안은 ▶영어(1학년 6명) ▶컴퓨터(2학년 6명) ▶수학(3학년 8명)을 공부했다. 영어는 문법과 회화를 한 시간씩, 수학은 함수를 주제로 문제 풀이를 했다. 컴퓨터반은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으로 차트 작성 방법을 익혔다.



대전시교육청이 2007년부터 운영하는 ‘운동선수를 위한 방과후 학교(일명 공운방)’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의 학생 운동선수 육성 프로그램인 ‘스튜던트 애슬리트(Student-Athlete)’를 벤치마킹 한 것이다. 대전 지역 중학교 운동선수 93명이 올 1학기 동안 컴퓨터 자격증(워드프로세서) 시험에 응시해 87명(93.5%)이 합격했다. 이 가운데 80% 이상은 1급 자격증을 땄다. 고교생 운동선수(배구) 9명은 한자 5급 시험에 합격했다.



시 교육청은 올해 9억5000만원을 들여 초등(10개)·중(8)·고(3) 등 21개 학교(387명)에 공운방을 설치했다. 현재 대전시내 초·중·고 운동선수(2200명) 가운데 19.1%(421명)가 참여하고 있다. 공운방은 학교와 학생이 원할 경우 만든다. 교육비는 무료이고 교사 수당(시간당 2만5000원)은 교육청이 준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 교육청 최철영(51) 장학사는 “운동을 중단하더라도 학업을 계속하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게 이 프로그램을 만든 취지”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은 일주일에 4일, 과목별로 두 시간씩 수업을 받는다. 초등학생은 5과목(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중학생은 4과목(국어·수학·영어·컴퓨터), 고교생도 4과목(국어·수학·영어·한문)을 공부한다. 중학교 컴퓨터 과목은 올해 처음 신설됐다. 교육청 유승종 평생교육체육과장은 “운동부 학생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컴퓨터 과목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용전중 펜싱팀 이유림(3학년) 학생은 “운동만 하다 실패하면 무능력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리 피곤해도 공부는 거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부를 희망하는 운동선수도 갈수록 늘고 있다. 2007년 6월 87명으로 시작한 뒤 그해 연말 100명으로 증가했다. 이어 ▶2008년 170명 ▶2009년 272명으로 늘었다. 올해 처음 개설된 고교생 프로그램에는 34명이 참여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한 최저학력제도 운동선수들에게 공부를 하도록 만드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최저학력제는 일정 수준의 학력에 도달하지 못한 운동선수는 전국대회에 출전 자격을 주지 않는 것이다.



김신호 대전교육감은 “운동부 학생들이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공부하는 운동선수가 늘고 있다”며 “운동선수가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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