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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바꿔라, PD 열전 ④ KBS 곽정환

월드스타 비(정지훈)와 이나영 주연. 일본·중국·마카오 등 해외 12개 도시 로케이션 촬영. 일본의 국민배우 다케나카 나오토와 인기여배우 우에하라 다카코 캐스팅…. 9월 말 방영될 ‘도망자’는 이미 포털사이트 드라마 검색 부문에 올라 있다. ‘6·25 때 사라진 금괴가 60년 만에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에 아시아 현지 배우도 상당수 캐스팅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이유는 천성일 작가-곽정환(39) PD의 조합 때문이다. 올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 ‘추노’를 합작한 콤비가 다시 만나는 것이다.



다시 뭉친‘추노’콤비, 추격전 이번 무대는 아시아

올 가을 방영될 ‘도망자’로 또다시 주목 받고 있는 ‘추노’의 곽정환 PD. “한때는 조급해했지만, 오래 기다렸기 때문에 내 스타일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해진 것 같다”고 했다. [강정현 기자]
◆남루하게, 그러나 뜨겁게=“세 편 연속 사극(한성별곡 정, 구미호 외전, 추노)을 한 터라 현대극을 하고 싶긴 했는데, 또다시 방방곡곡 돌아다니는 신세예요. 추격물을 고집하는 건 아닌데, 멜로·홈드라마는 잘 하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드라마 다양성 측면에서도 새로운 소재·장르를 일궈보고 싶고요.”



‘도망자’는 원래 천성일 작가가 비를 주연으로 추진해왔던 ‘범아시아 한류 콘텐트’ 프로젝트다. 연속으로 둘이 손잡은 것만 봐도 신뢰관계가 짐작 간다. 천 작가에 따르면 “영화 시나리오만 써봐서 어떤 드라마가 될지 상상이 안 됐던 ‘추노’ 대본을 보란 듯이 영상화해준 이가 곽 PD”다. 이 말을 전해주자 곽 PD는 “대본을 보자마자 나 같은 놈이나 좋아할 만한 사극이라고 생각했다”며 씨익 웃었다.



“사극계에는 ‘석세스 스토리(성공담)가 아니면 성공하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거든요. 게다가 ‘추노’는 수많은 인물이 대등하게 다뤄지는 이야기라 기존 연출자라면 ‘산만하다’고 판단했을 법해요. 하지만 전 이 좌절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스릴과 서스펜스를 담으면 색다르게 보일 거라 생각했어요. 일반적인 사극과 달리 비주얼도 아주 남루하고 추레하게, 땀냄새 나게 갔죠. 그러면서도 뜨거운 체온이 느껴지게.”



‘추노’로 그의 입지는 단단해졌다. “표민수 이래 KBS가 낳은 최고의 스타일리스트”(이응진 KBS드라마국장)라는 칭찬도 들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잘한 것은 시너지를 끌어낸 것뿐이라고 겸손해한다. “출발 때만 해도 장혁·오지호·이다해 등 출연진도 그렇고, 스태프도 소위 ‘국내 베스트’는 아니었거든요. 그렇지만 이 작품만큼은 우리가 제일 잘 안다, 우리가 하는 게 최선이다, 고 독려했어요. 지금도 스태프·장비·연기자·작가를 성공적으로 조합시킨 건 자부심을 느껴요.”



◆독기 품고 시청률 ‘열공’=사실 그는 영화감독을 꿈꿨다. 무엇보다 멋져 보였다. 그러나 터지지 않으면(대박을 못 내면) 연봉 500만원이라는 소리를 듣고 방송사 PD로 틀었다. 1997년 KBS 공채 24기로 입사했지만, 10년 간 이렇다 할 기회가 없었다. 서울대 90학번 동기인 MBC 이재규 PD가 ‘다모’(2003)로 홈런 날릴 땐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제 스타일을 낸 첫 작품이 8부작 ‘한성별곡 정’(2007). 독특한 실험성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한자릿수 시청률에 그쳤다.



“그때 독기가 생겼죠. 다른 작품 프로듀싱을 하며 근 3년 간 방송 3사에서 방영한 드라마를 분당 시청률을 훑어가며 다 봤어요. ‘한심한 짓 한다’는 소리도 들었지만, 어느 지점에서 채널이 돌아가는지 감이 오더라고요. ‘추노’도 그 덕을 톡톡히 봤어요. 아, 내용은 영업비밀이에요, 하하.”



연출관에도 변화가 왔다. 방송 초기 땐 재미가 없어도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재미 없는 의미가 덧없다는 것을 안다. “재미를 추구하면서 의미를 만들어가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말할 땐, 오랜 세월 줄타기한 곡예사의 느낌이 났다. “드라마가 소비되기 위한 엔터테인먼트라 해도, 1회용 껌과 같아선 안 되지 않냐”고 되묻는 그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추노’ 콤비가 만드는 껌이라면 기꺼이 살 만하다는 믿음. 그 본질은 같을 거라고.



글=강혜란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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