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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베트남 신부 목숨 앗아간 잘못된 국제결혼 관행

요즘 결혼하는 한국인 열 명 중 한 명은 외국인과 짝을 맺는다. 농촌 지역은 열 중 넷이나 된다. 최근 몇 년 새 국제결혼, 특히 여타 아시아 국가 출신 여성과 한국 남성 간 결혼이 급격히 늘어난 덕분이다. 그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수요가 많다 보니 돈벌이가 되겠다 싶어 달려든 중개업체들이 인신매매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는 게 대표적이다. 현지 신붓감들을 수십 명씩 모아놓고 남성더러 골라잡게 하는가 하면, 한국 신랑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등 인권침해적 요소가 한둘이 아니다. 여성가족부의 2006년 조사 결과 외국인 신부 열 명 중 1.3명이 결혼 전에 들은 남편 관련 정보가 사실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할 결혼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지니 이후 생활이 평탄할 리 없다.



최근 한국에 온 지 8일 만에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은 스무 살 베트남 신부 T씨도 이같이 왜곡된 국제결혼 관행이 빚은 희생자 중 한 명이다. 직업도 없고 나이 차가 많이 나긴 해도 그 남편이 가난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기에 믿고 따라왔던 거였다. 하지만 만약 그녀가 남편의 정신 병력까지 알았다면 이 결혼은 성사되지 않았을 테고, 이국 땅에서 무참히 살해당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외국인 신부 수난사’는 자칫 심각한 외교적 마찰을 불러 올 수 있다. 비단 이번 사건뿐 아니라 상습 구타와 인종 차별에 시달리다 가출·이혼을 택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심지어 자살한 여성들도 나왔었다. 오죽하면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가 지난해 10월 이명박 대통령에게 “캄보디아 며느리가 있다고 생각해 달라”며 특별히 당부까지 했겠는가. 어제 법무부가 향후 외국에 맞선 보러 가는 남성에 대한 소양 교육을 시키겠다고 밝혔다. 정신병·성폭력 전과가 있거나 국제결혼 횟수가 3회 이상이면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긴 하지만 이제라도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나라 망신시키는 잘못된 국제결혼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국격을 논할 자격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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