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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주택시장 ‘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라

지구는 더워진다는데, 주택시장은 한겨울이다. 사정이 낫다던 서울 지역마저 주택 거래는 얼어붙었다. 살던 집이 팔리지 않으니, 새집 사는 일은 엄두도 못 낸다. 이미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를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 결과가 미분양 아파트와 건설업체들의 줄도산 위기로 나타나고 있다.



이럴 줄 모르고 집을 지어댔느냐는 다그침에 기업들도 할 말은 있다. 주택 경기를 죽이기로 작정한 정부도 미분양에 대한 일단의 책임이 있다는 게 그들의 항변이다.



사실 이 말은 설득력이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주택경기가 좋아지고 민간부문이 커지리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예측이었다. 건설업체들도 그 기대에 맞춰 사업을 벌였다. 하지만 정작 드러난 현실은 정반대다.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통화를 풀어냈지만, 주택부문만은 총부채상환비율(DTI)이니 담보인정비율(LTV)니 하면서 오히려 돈 가뭄 사태를 만들어 놓았다.



그러다 보니 민간주택은 위축을 거듭하고 있다. 2000년부터 8년간 민간주택 인허가 물량은 연평균 36만9000가구로 공공주택을 포함한 전체 물량의 72.3%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이후인 2009년 민간주택 인허가 물량은 21만 가구로 줄었고, 그 비중도 55.9%로 떨어졌다. 보금자리주택이 더욱 많아질 테니 민간의 비중은 더욱 줄 것이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운 정부였지만 오히려 실상은 정부 주택의 팽창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 그렇지 않아도 부동산 정권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아온 터다. 건설업체들에 대한 규제까지 풀어주면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게다가 ‘친서민’을 최우선 과제로 내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떻게든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것은 막아야 하는 것이 이 정부의 절박한 입장이 돼 버렸다. 민간주택 시장이 ‘강부자 콤플렉스’의 희생양이 된 셈이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는 어쩔 것인가. 미분양으로 건설업체가 도산하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건설 노동자들이 실업자가 될 판이다. 어떤 문제든 임시방편으로 대응하다 보면 진퇴양난의 상황이 닥친다.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해주는 것 같은 이상한 정책이 등장하게 된 까닭도 원칙 없음에서 비롯된다.



해결책은 원칙을 회복하는 데서 출발한다. 금융과 가격을 시장에 맡기고 정부는 원격조종만 하는 것이다.



분양가 자율화가 그렇다. 자본주의 국가 중에 민간주택의 분양가를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 지금처럼 민간을 규제하다 보면 민간주택의 비중은 더욱 위축될 것이다. 국민은 점점 더 공공주택에 의존하게 되고, 주택 배급제는 일반화될 것이다. 주택거래가 얼어붙은 지금이 분양가를 자율화하기에 최적의 시기다.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관련 법률안에 관심을 둬야 한다.



금융규제도 정비하자. DTI와 LTV는 주택가격이 주저앉을까 봐 들여온 규제다. 하지만 우리의 주택시장에는 전세라는 안전장치가 있다. 거래가 얼어붙고 매매가격이 떨어질수록 전세가격은 오른다. 요즘 전세가격 비율이 60%를 넘는 아파트가 많아진 것도 그 때문이다. 매매가격이 전세 가격 이하로 떨어지진 않을 것이다. 우리의 주택시장은 이미 매우 탄탄한 안전장치를 가진 셈이다. 따라서 대출의 비중이 소득과 무관하게 집값의 60%는 될 수 있도록 금융규제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



비정상적인 것들이 하나 둘씩 정상화될수록 주택시장도 정상의 상태를 되찾을 것이다.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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