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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사기꾼하고 작가, 큰 차이 없다고 독설 퍼붓더니 …

 나는 어떻게 유명한 소설가가 되었나

스티브 헬리 지음

황소연 옮김, 중앙북스

390쪽, 1만2000원




소설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솔깃할 만한 책이다. 주인공 피트 타슬로는 TV 시청은 엄격히 제한하되, 책은 허용한 엄마 덕에 ‘부적절한’ 글을 읽으며 일찍이 문장을 지어내는 재주를 지녔다. 피칸파이가 맛있다고 말하는 엄마에게 ‘활활 타오르는 기대감으로 작은 정열의 근육이 전율했는지’ 묻는 어린아이를 상상해보라.



결국 대학 입시용 자기소개서나 대필하는 별 볼일 없는 일을 하게 된 그는 이러저러한 계기로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가 보기에 작가들이란 ‘세상에서 제일 가는 사기꾼’에 불과했다.



‘문학 소설은 모든 것을 착착 감기는 말발로 치장하면 된다. 이런 소설을 읽는 독자는 지혜를 찾기 때문에 속여먹기도 쉽다.’



이야기는 집필, 출간, 이후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화제작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주인공은 그 사이사이에서 기존의 작품들에 독설을 퍼붓는다. 헤밍웨이는 ‘짐짓 웅장한 분위기를 풍기는 제목을 앞세우는’ 장삿속 밝은 작가고, 포크너는 ‘빌 클린턴 유의 남부 출신 영업 사원’이란다. 호메로스는 ‘특수효과와 괴물, 가슴만 큰 난잡한 여자들이 우글거리는 할리우드도 차마 민망해서 손사래를 칠 정도로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썼는데, 그게 먹혔다나.



작가·독자·출판사·영화계까지 두루 풍자하는 소설의 공격적인 기조는 막판에 무너진다. 주인공은 오프라 윈프리 쇼에 나온 어느 출연자의 ‘진실’에 저도 모르게 눈물 흘리고, 사기꾼이라 여겼던 노작가의 진지하고 신랄한 반격에 직면하면서 거짓으로 지어 올린 자신의 삶을 반성한다.



지은이는 할리우드의 방송 작가다. 동료와 함께 서로 반대방향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레이스를 펼친 경험담을 담은 『기발한 세계일주 레이스』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소설 데뷔작이다. 소설보다는 경험담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글재주에 기대어 거짓으로 쌓은 이야기보다 진실이 더 흥미롭다는 걸 지은이는 몸소 보여주는 듯하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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