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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죽인 도심 집단폭행, 누군가 신고만 했어도 …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20대 남성이 10대 학생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한 뒤 숨지는 사건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구타당한 20대 20일 만에 사망
가해자들은 해외유학 10대 7명

9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오전 3시20분쯤 송파구 신천역 인근 먹자골목에서 양모(23·경비업체 직원)씨가 10대 학생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했다. 양씨는 병원으로 옮겨진 지 20일 만인 지난 6일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양씨는 당시 일행 김모(19)씨와 길을 걷던 중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남학생 무리 중 일부와 어깨가 부딪쳐 시비가 붙었고, 싸움으로 번졌다. 양측은 모두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학생들은 15분간 양씨를 일방적으로 구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 당시 양씨 옆에는 일행 김씨도 있었으나 폭행을 말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학생들은 양씨를 마구 때린 뒤 그가 쓰러지자 택시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사건이 벌어진 장소는 늦은 새벽에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먹자골목이었다. 하지만 누구 하나 싸움을 말리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TV(CCTV)에 폭행 장면을 멀리서 지켜보는 일부 시민이 찍혔다”며 “이 중 누군가 신고만 했더라도 피해자가 죽음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경찰서는 인근 CCTV와 기지국 통화 기록 등을 뒤져 용의자 7명의 신원을 파악했다. 이들은 동남아 국가의 한 국제고등학교에 함께 다니는 학생들로 방학을 맞아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CCTV에는 이들 중 3명이 폭행하는 장면만 찍혔으나 경찰은 나머지 4명도 가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들 전원에 대해 폭행치사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도 취했으나 이 중 한 명은 이미 출국한 뒤였다. 경찰은 9일 이들 중 3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3명만 양씨를 폭행하고 나머지는 말리거나 옆에서 지켜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된 이들 중에는 한 명만 폭행 혐의를 인정했다.



일행 김씨는 가해 학생들이 현장을 떠난 뒤 경찰에 바로 신고하지 않고 지인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몇 분 뒤 현장에 도착한 지인과 함께 양씨를 깨웠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자 오전 3시42분 119에 신고했다. 양씨는 119 구급대원에 의해 4시2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뇌출혈 증세를 보이며 20일간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6일 숨졌다. 경찰은 양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7일 시신을 부검했다. 양씨 가족은 8일 장례를 치르고 화장했다.



양씨의 아버지(42)는 “서울 한복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주위에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신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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